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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회사 PT때 쓴 글꼴·표지색은 표현방법 불과"

법원 "도안 사용은 저작권 침해"
글로벌컨설팅 업체가 경쟁사로 이직한 직원이 자사의 영업비밀과 저작물을 사용해 영업에 활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극히 일부만 인정됐다. 해당 업체는 프레젠테이션(PT) 자료에서 사용한 글꼴, 표지색 등 표현 방법도 창작성이 인정되므로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61부(성보기 부장판사)는 딜로이트컨설팅(딜로이트)이 전직 직원 A씨와 컨설팅 업체 B사 등을 상대로 "딜로이트의 영업비밀과 저작물 관련 문서를 생산해선 안 되고, 딜로이트가 입은 손해액 2억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7년 6월 딜로이트에서 퇴사한 후 B사로 이직했다. B사는 이후 한 컨설팅지원사업에 입찰하면서 A씨가 작성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딜로이트는 "A씨가 작성한 제안서는 딜로이트의 영업비밀과 저작물을 사용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딜로이트와 B사는 2017년 2월 공동으로 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제안서를 함께 작성해 발주처에 냈는데, A씨가 B사로 이직한 후 이 제안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취지다.

법원은 A씨가 이직 후 작성한 제안서가 딜로이트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해 기각했다. 재판부는 "과거 딜로이트와 B사가 함께 작성한 제안서의 자료는 그 권리가 협약에 따라 발주처에 귀속됐거나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지 못하므로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저작권 침해 여부는 일부분만 인정됐다. 재판부는 "B사 등이 딜로이트와 똑같은 도안을 사용해 제안서를 작성하는 등 딜로이트의 저작권을 침해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딜로이트가 도안의 창작에 들인 시간과 노력 및 비용, B사 등이 이를 사용해 얻은 이익 등을 고려했다"며 도안이 표시된 문서를 폐기하고, B사 등은 딜로이트에 5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