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어진 금융시장 충격…코스피 1670선 급락· 환율 1240원 급등(종합)

뉴스1

입력 2020.03.17 18:04

수정 2020.03.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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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2020.3.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2020.3.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부터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춰 역대 최저치인 연 0.75%가 됐다. 0%대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이다. (한국은행 제공) 2020.3.16/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부터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춰 역대 최저치인 연 0.75%가 됐다. 0%대 기준금리는 사상 처음이다.
(한국은행 제공) 2020.3.16/뉴스1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정은지 기자,전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국내 금융시장 요동이 멈추지 않고 있다. 17일 코스피는 2% 넘게 내리며 1700선 아래로 떨어졌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마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약 9년9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국고채 금리는 전날(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영향으로 모든 구간에서 하락했다.(채권가격 상승)

◇코스피 2% 하락 1670선·코스닥 2% 상승…금 가격 4거래일 연속 하락

코스피는 전날(16일)과 비교해 42.42포인트(2.47%) 내린 1672.44로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2011년 10월5일(1666.52) 이후 약 8년5개월여 만의 최저다. 외국인이 홀로 1조93억원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5990억원, 3586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순매도, 개인은 9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었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리세션(침체)을 언급해 코로나19 공포를 키워 뉴욕지수는 일제히 대폭락했는데, 이 영향을 받았다. 다만 뉴욕 증시 지수선물이 상승하면서 낙폭은 제한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셀트리온(1.51%), LG생활건강(0.09%)은 올랐고, 현대차(-3.38%), 삼성전자우(-3.29%), 삼성전자(-3.27%) 등은 떨어졌다. 업종별로 보면 모두 내렸다. 하락률은 보험(-6.71%), 은행(-5.51%), 금융업(-5.02%), 전기가스업(-4.75%), 운수창고(-4.52%) 등 순으로 컸다.

반면 코스닥은 전날 대비 10.22포인트(2.03%) 오른 514.73로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90억원, 840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이 홀로 3343억원 순매도했다. 실물경제 영향을 덜 받는 종목들의 비중이 비교적 큰데다 바이오주가 공매도 금지 수혜주로 떠오른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CJ ENM(-3.09%)을 제외한 9개 종목이 뛰었다. 상승률은 휴젤(12.28%), 씨젠(10.52%), 에이치엘비(8.50%) 등 순으로 높았다. 업종별로는 제약(5.52%), 운송장비(3.86%), 기타서비스(3.59%), 유통(3.12%) 등이 강세를 보였고, 출판(-3.18%), 방송서비스(-1.84%), 섬유의류(-1.65%) 등이 약세를 나타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한 통화정책을 중심으로 글로벌 정책 공조가 강화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쉽사리 잠재워지지 않다보니깐 외국인의 투매공세가 이어져 계속해서 주가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한국은 먼저 파장을 맞았기 때문에 낙폭의 차이가 있다. 또한 코스닥의 경우 비교적 실물경제로부터 자유로운 바이오, 소프트웨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상승 전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날 대비 1140원(1.88%) 하락한 5만9610원으로 마감했다.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이 6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약 1달 만이다. 금 가격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하면서 현금 선호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국제 금 가격도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온스당 1500달러 선이 무너졌다. 16일(현지시간) 국제 금 가격은 1485.90달러로 지난해 12월 24일(1499.10달러) 이후 가장 낮았다.

◇환율 10년만의 최고치 "1250원 이상도 가능"…국고채 3년물 등 단기물 금리 하락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7.5원 급등한 1243.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0년 6월11일(1246.1원) 이후 약 9년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에 극단적인 달러 선호 현상이 계속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5.0원 오른 1231.0원으로 출발해 장중 고점을 높여나갔다. 장중 한때 1246.7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소병은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는 증시와 외환시장이 많이 연동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이 금리인하에 나서고 부양정책을 발표했음에도 증시가 폭락세를 보였는데, 미국과 연동해서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나고 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외환당국의 개입 등이 예고된 만큼 상단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금융시장이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변동성을 보이는 만큼, 1250원대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외환시장에서 시장불안 심리에 편승한 투기적 거래 등으로 환율의 일방향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국이 내일쯤 외화 유동성 관련 대책을 발표하는 등 1250원 선을 방어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환율의 상단은 해외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환율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있지만 당국의 정책 역시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외환시장의 불안은 빠르게 진정될 수 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지난 2007년 12월 통화스와프를 개시한 이후 2008년 10월말 까지 브라질, 멕시코, 한국, 싱가포르 등으로 통화스와프 대상을 확대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달러 유동성 문제가 지속되면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당분간 원화는 변동성이 큰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통화스와프 확대 등 글로벌 공조 조치가 확대되면서 차츰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6.9bp 급락한 연 1.030%에 거래를 마쳤다. 5년물도 7.2bp 하락해 1.196%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던 장기물도 하락 전환했다. 10년물은 8.3bp 급락한 1.441%, 20년물도 5.7bp 내린 1.483%, 30년물은 6.5bp 떨어진 1.482%를 기록했다.

전날 한은은 임시 금통위를 열고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사상 최저치인 연 0.75%로 0.5%p 전격 인하했다. 한은 금통위가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p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p 인하)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금통위는 또 한국은행 환매조건부매매(RP) 대상증권(국채, 정부보증채, 통화안정증권, 한국주택금융공사 발행 MBS)에 은행채를 추가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50bp 기준금리 인하는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행보와 비교해보면 '서프라이즈'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할 여지가 커 보인다"면서 "단기적으로 금리가 다소 상승할 수는 있어도 결국에는 금리가 안정되는 흐름으로 3년물은 0.85%, 10년물은 1.1%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는 3년물 0.80%, 10년물 1.10%를 예상한다"면서 "다만 하단에 도달한 후에는 절대금리 레벨에 대한 고민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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