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마스크 주총' 삼성전자 "코로나發 위기, 기술력으로 극복"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8 18:19

수정 2020.03.18 21:24

주총장, 감염 예방에 총력
한종희·최윤호 사내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 무난하게 통과
현대모비스·삼성전기 주총도 열려
정의선 부회장 재선임 안건 통과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 수원(경기도)=최갑천 기자】 코로나19 감염증 공포가 사그라들지 않은 악조건 속에도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18일 일제히 열려 미래에 대비하는 여러 안건을 통과시키며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다졌다. 특히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올해 여러 대내외 경영악재에도 반도체, TV, 휴대폰 등 전 사업군에서 초격차 전략을 앞세운 실적 반등을 주주들에게 약속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치러진 올해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는 '방역 총력전'을 방불케 했다.

■'마스크 주총'…코로나19 봉쇄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주총은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 한산한 풍경이었다.
오전 9시 주총 시작 직전까지도 입장 대기 줄은 막힘없이 한산했고 참석자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400여명에 그쳤다.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첫 주총이 열렸던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주총장에 1000여명이 몰려 큰 혼잡을 빚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주총을 위해 10년 만에 외부 장소인 1500석 규모의 수원컨벤션센터를 확보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총력을 기울였다. 수원 광교중앙역부터 주총장까지 운영하는 셔틀버스는 방역 소독 후 배차했고 주주들이 지그재그로 앉도록 좌석을 조정했다. 주총장 2층, 3층 입구에 코로나19 대응존 총 3개소가 설치됐고, 출입구에 열화상카메라 7대와 비접촉 체온계 총 16대가 비치됐다. 입장이 제한된 주주들은 외부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주총장과 쌍방향 중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주주 진료를 위한 건강 확인소에는 의사 3명과 간호사 7명이 상주했고 음압텐트도 마련했다. 의심환자 이송을 위한 구급차 4대도 대기하도록 했다. 또, 주주 확인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주주 입장 확인석을 지난해 5석에서 올해 17석으로 늘렸다. 주주들은 확인석을 통과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받아 주총장에 입장했다.

주총장 입구에서는 체온을 일일이 측정해 발열 등 감염 의심 주주들의 입장을 차단했다. 주총장 내부에서는 좌석을 2자리씩 띄어 앉는 지정 좌석제를 운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석 공석 운영 때 최대 1.9m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확진자 발생 시 대응 등을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이사회 의장과 이사들이 발언할 때는 단상 포디움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해 감염 예방 조치를 취했다. 주주 발언 때도 일회용 마이크 위생 커버와 마이크 봉을 사용했다. 한 주주는 "오늘 아침까지 주총 참석을 고민하다 왔는데 방역 준비가 잘된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위기에도 세계 시장 선도할 것"

이날 삼성전자 주총에선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CFO·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들이 무난하게 통과됐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올해 각종 악재들로 사업 악화를 우려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많았다. 반면, 삼성전자 각 부문 대표들은 올해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공감하면서도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의장을 맡은 김기남 DS(반도체·디스플레이)부문 부회장은 "어떠한 환경변화에서도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AI 전용 반도체, 폴더블 폰 등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더불어 시스템 반도체와 QD 디스플레이와 같은 미래 성장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사업기회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차세대 반도체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과 관련해 "첨단공정의 경쟁력 리더십을 통해 삼성 파운드리가 한층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TV·가전 분야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생산차질 여부, LG전자 등 경쟁사와의 경쟁우위 전략 등을 묻는 질문들이 나왔다.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은 "TV 사업에서 'QLED 8K' TV와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TV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생활가전 사업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기존 가전 제품에 혁신을 더해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IM(정보기술모바일)부문 사장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코로나19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5G폰 수요는 성장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부터 A시리즈까지 5G 라인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확장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정기주총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이 통과됐다. 박정국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모비스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게임 체인저'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구조와 기업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도모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전기도 이날 열린 주총에사 강계현 사장 대표이사 선임건 등을 통과시켰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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