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원격강의, 삶 파고든 첨단기술... '일상이 변한다'
코로나19가 바꾼 풍경들
[파이낸셜뉴스] #. 보습학원 원장과 디자이너 부부 강준형(38), 장나라(35·여)씨 부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 강씨는 나쁜 쪽, 장씨는 긍적적인 쪽이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학원 문을 닫고 있는 강씨는 당장 수입이 크게 줄어 고민이 막심하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지나간 뒤에도 낙후돼 위생적으로 좋지 않아보이는 수업환경을 바꿔야한다는 고민이 가득하다.
반면 장씨는 재택근무로 실 근무시간이 절반가량 줄어들었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필요한 내용만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불필요한 의사처리 과정이 생략돼 업무효율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장씨의 회사는 코로나19가 끝나도 재택비율을 늘릴 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원격강의가 보편화되며 시민들의 삶이 달라지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어느 분야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새로운 기술과 문화를 경험한 이들이 향후에도 저항감 없이 변화를 받아들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클라우드 기반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줌’은 코로나19로 주목받은 대표적인 업체다. 2011년 미국에서 출발한 이 업체는 최대 100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화상회의를 개별 네트워크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제공하며 성장했다.
그간 기업을 바탕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었으나 최근 두 달 간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당장 다중 화상회의 및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업체와 학교가 줌의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당장 많은 일선 대학교가 줌을 통해 실시간 원격수업을 진행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조선대, 부경대 등 다수 대학교가 줌 서비스를 활용해 수업을 개시한 바 있다.
일부 대학교에선 자체 구축한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통해 강의하거나 유튜브 및 기존 동영상 강의를 활용하기도 했다.
특히 실시간 양방향 영상강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선 교수와 다른 학생들이 자신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옷차림이나 태도에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마이크를 끄지 않고 엄마나 동생과 싸운 학생이 강의를 망쳤다는 얘기까지 퍼져나갔다.
2020년도 신입생에겐 온라인 화상강의가 대학교의 첫 인상이 됐다. 달라진 환경이 문화를 만든다. 학생들 사이에선 자발적인 온라인 화상강의 에티켓도 퍼져나가고 있다. 잡음이나 소음이 들릴 땐 마이크를 막고 발언권이 있는 사람들만 마이크를 켜야 한다는 식이다.
녹화된 온라인 강의나 유튜브를 통해 일방향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엔 등록금을 낮춰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 나온다. 대면강의에 비해 너무 낮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면서도 같은 등록금을 받는 게 문제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최근엔 경희대 재학생이 이와 관련한 국민청원까지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직장인들의 삶도 크게 바뀌었다. 얼굴을 보고 감정노동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기쁨 섞인 목소리부터 온라인으론 충분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까지 의견도 다양하다.
광고업체 7년차 직장인 조유결씨(36)는 “처음엔 결재 받아야 할 것도 많은데 영상으로만 할 수 있을까 걱정부터 됐다”면서도 “막상 해보니 일처리 단계도 간소화되고 효율이 높아져서 팀원 모두가 당황할 만큼 성과가 있다”고 만족해했다.
다만 비대면을 하기 어려운 직종에선 불만도 적지 않다. 영업직이 대표적이다. 4년차 제약회사 영업직 장모씨는 “원래 병원을 다니면서 의사들 얼굴을 보고 실적을 올리는 게 일인데 그걸 못하니 어렵다”며 “회사에서 아이디어를 내라고 해서 다들 고민하고 있는데 대안이 떠오르지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성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