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74명 중 미성년자 16명
동조한 회원 '임무'에 끌어들여
공익요원이 신상정보 캐고 협박
경찰 "내주 신상공개 여부 결정"
동조한 회원 '임무'에 끌어들여
공익요원이 신상정보 캐고 협박
경찰 "내주 신상공개 여부 결정"
박사방 운영자인 조모씨(20대, 무직)는 공익요원을 이용해 피해자와 유료회원들의 신상정보를 확보하는 등 치밀한 범죄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조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피해자 74명 중 미성년자 16명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 관계자는 20일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아동성착취물 등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운영자 조씨를 검거해 지난 19일 구속했다"면서 "범행에 가담한 공범 13명을 검거해 4명을 구속했고 나머지 공범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팅어플 등에 '스폰 알바 모집' 같은 글을 게시해 피해자들을 유인한 다음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 이를 빌미로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자신이 운영하는 박사방에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74명으로, 25명은 경찰 조사를 마쳤다. 이 가운데 미성년자는 16명이나 된다.
조씨는 박사방을 금액별로 3단계로 나눠 유료 대화방으로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후원금을 직접 받지 않고 피해자들이나 공범 명의의 암호화폐 지갑에 넣는 방식으로 추적을 피했다. 경찰은 조씨 거주지에서 암호화폐를 환전한 것으로 추정되는 1억3000만원을 압수하고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범죄수익 추적수사팀'을 통해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공익요원 통해 피해자 신상 빼내
특히 조씨는 박사방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회원을 일명 '직원'으로 지칭하면서 피해자들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하거나 자금세탁, 성착취물 유포, 대화방 운영 등의 임무를 맡기기도 했다.
경찰은 박사방을 이용한 유료회원들에 대한 수사를 위해 조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하고 있다.
조씨는 구청이나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들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를 캐내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공익요원들은 주민번호 조회 권한이 없지만 담당 공무원이 바빠 잠시 일을 맡겼을 때를 이용해 신원을 조회하도록 했다.
조씨는 이렇게 확보한 피해자와 유료회원들의 신상정보를 가지고 심부름을 시킨다든가 광고를 올리게 하는 등 협박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로 인해 원래는 피해자였지만 범죄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경우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신상공개 검토
한편 경찰은 조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르면 다음주 중 공개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되면 성폭력 피해에 관한 법률로는 최초가 된다. 그동안 살인이나 잔혹범죄에 대해서는 특정강력범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신상공개가 진행됐지만 성폭법으로는 신상이 공개된 사례가 없었다.
이와 관련,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국민청원에는 이날 낮 12시 기준 27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상공개위원회를 통해 다음주 중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공개가 결정된다면 성폭법으로는 최초"라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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