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피난처' 캠핑… "남과 멀리하고 스트레스 풀고"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2 10:30

수정 2020.03.22 17:33

수도권 인근 캠핑장 예약 급증
정부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를"
#. 배모씨(23)는 지난 21일 경기도 가평으로 1박2일 여행을 떠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방콕' 생활을 이어가던 중 '여행을 가자'는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무엇보다 가평에는 확진자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 같은 시기에 여행을 가도 되나 싶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숙소는 만원이었다. 배씨는 "사람 마음이 다 비슷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1일 배모씨는 경기도 가평으로 여행을 떠나 카라반 숙소에서 1박2일을 묵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배모씨 제공
지난 21일 배모씨는 경기도 가평으로 여행을 떠나 카라반 숙소에서 1박2일을 묵었다. 배모씨 제공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 근교로 여행을 가는 상춘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가평과 양평 등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일부 숙박업소들은 지난주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되는 등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이달 중순부터 급증한 숙소 예약

22일 업계에 따르면 가평과 양평 등 수도권 인근 숙박업소는 봄을 맞아 나들이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캠핑용 장비가 갖춰진 '글램핑'과 캠핑카 형태의 이동식 숙박시설인 '카라반'은 조기에 예약이 마감되기도 했다.

숙박업소 예약 앱의 경우 지난 21~22일 가평과 양평 등 평점이 높은 시설은 모두 판매가 완료된 상태였다.

가평의 한 카라반 업소에서 숙박한 배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여행 가는 사람이 없을 줄 알고 예약을 늦게 했는데 인기 있는 숙소는 이미 예약이 꽉 차서 놀랐다"며 "내가 묵은 숙소도 10군데 넘게 검색해서 겨우 찾은 곳"이라고 말했다.

여행객이 증가하기 시작한 건 이달 중순부터다.

글램핑 시설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기존 예약은 모두 취소되고 문의 전화도 뚝 끊겼었다"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기 시작한 이달 중순부터 손님이 늘기 시작하더니 이번 주 평일 예약은 절반 이상 찼고, 주말 예약은 한참 전에 끝났다"고 밝혔다.

숙박업체 사장 B씨는 "올해는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오히려 작년보다 매출이 좋다"며 "가족 단위나 20~30대 손님이 많다. 방역에 대한 문의도 많아서 청결에 특별히 신경 쓰는 편"이라고 전했다.

■누적된 코로나19 피로감?

갑작스럽게 근교 여행객이 증가한 배경을 두고 업계에선 코로나19의 피로감이 누적된 영향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야외활동이 오랫동안 제한되면서 답답함을 느낀 사람들이 비교적 안심할 수 있는 여행지를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


여행업 종사자 C씨는 "확진자가 없고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가 강한 지역은 수요가 늘고 있다"며 "글램핑과 카라반은 야외 분위기를 내면서도 외부 사람과 접촉이 많지 않아 특수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소강되지 않은 상태에서 야외활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도 '사회적 거리 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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