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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금리 상승에 카드사 자금조달 난항

이용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3 18:14

수정 2020.03.23 21:13

기준금리 인하 불구 0.177%P 상승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0bp(0.5%p) 낮췄음에도 카드사가 발행한 여신금융전문회사채(여전채)의 금리가 오르고 있다. 특히 달러가 강세인 상황에서 해외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도 어려워지면서 카드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당일 여전채 3년물(무보증 AA+) 금리는 1.617%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16일 1.440%보다 0.177%p 올랐다. 통상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시장금리도 떨어져 여전채 금리도 내려가는데 지표는 평소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 입장에선 자금조달 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어났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인 카드사는 수신기능이 없어 신용공여, 장·단기카드대출 등을 위한 자금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차입하는 방식으로 마련한다.
여전채가 인상되면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은 늘어나게 된다.

금융업계에선 경기가 어려워져 시장 유동성이 악화된 탓에 여전채 금리가 인상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어려워져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카드사보다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은행채도 수요예측에서 목표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13일 하나은행은 3000억원을 목표로 수요 예측을 했지만 참가액은 2700억원으로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한국 시장은 원래 유동성이 풍부하다"면서 "기준금리까지 인하됐음에도 여전채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복합적이겠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공포가 시장 유동성을 떨어뜨린 게 가장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달러 강세로 해외 ABS의 수요가 떨어지는 점도 카드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꼽혔다.

해외 ABS의 경우 여전채보다 금리가 더 싸고, 자금조달 방식을 다양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달러가 강세이다보니 달러 품귀 현상으로 외화 부채 총량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가 카드사에 새로 해외 ABS 발행을 승인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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