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코로나에 퇴직연금 수익률 마이너스 속출 '비상등'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5 16:12

수정 2020.03.25 16:12

증시폭락-제로금리 영향...200조 퇴직연금 관리 비상
6대 은행 5년 누적수익률 1%대...코로나로 악화 일로
[파이낸셜뉴스] #. 10년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회사원 김씨는 최근 고민이 깊어졌다. 얼마 전까지 5% 수익률을 기록했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누적 수익률이 -7%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투자 비중을 재조정(리밸런싱) 하는 과정에서 은행에서 추천하는 혼합형 펀드 비중을 늘렸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퇴직연금에 편입된 주식 관련 펀드 상품의 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제로금리시대가 열리면서 '쥐꼬리'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상당수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총 112조5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주요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이 100조4622억원 규모다. 여기에 보험, 증권사 등을 포함한 전체 퇴직연금 규모는 200조원을 웃돈다.

문제는 해가 갈수록 퇴직연금 적립액은 늘고 있지만 수익률은 여전히 1%대로 부진하거나 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6대 은행의 DC형 퇴직연금 3년 누적 수익률은 1.64~1.89%에 그쳤다. 5년 누적 수익률도 1.78~1.93%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퇴직연금 수익률이 더 악화되고 있다.

원리금비보장 퇴직연금의 경우 주로 주식이나 채권 관련 상품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데 코스피가 코로나 여파로 이달 한때 1400선까지 후퇴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33.7%에 달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역시 평균 -0.34%로 집계돼 손실을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에 편입된 일부 주식형 펀드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이 -30%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포트폴리오에 따라 다르지만 원리금비보장 퇴직연금의 경우 단기 수익률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원리금보장 퇴직연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리금보장 퇴직연금은 대부분 예금을 편입해 수익을 내는데 한은의 기준금리가 연 0.75%로 떨어지는 등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원리금보장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주요 은행 중에선 국민은행이 이날부터 예금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일반 정기예금 금리는 기존 연 1.00%에서 연 0.80%로 0.20%포인트 하락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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