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MZ세대 사로잡은 이색상품… "이런 건 어디서 팔아요?"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5 16:44

수정 2020.03.25 19:12

MZ세대:밀레니얼 + Z세대
테이크아웃 커피잔 곱창전골 고무신 비건빵
e커머스 11번가의 도전
남들에게 없는 독특한 제품
소장하고 인증하는 세대 겨냥
중기와 이색 아이디어 상품 출시
‘망넛이네’와 함께 출시한 비건빵
첫날 3000여 세트 판매 ‘인기’
11번가와 핫부라더스가 공동 기획한 '곱창전골 밀키트'.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담긴 곱창전골로 화제가 됐다. 11번가 제공
11번가와 핫부라더스가 공동 기획한 '곱창전골 밀키트'.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담긴 곱창전골로 화제가 됐다. 11번가 제공
11번가가 카페 어니언 등과 함께 삼일절을 맞아 출시한 '고무신'. 11번가 제공
11번가가 카페 어니언 등과 함께 삼일절을 맞아 출시한 '고무신'. 11번가 제공
11번가와 비건 베이커리 브랜드 망넛이네가 함께 출시한 '얌핑거'. 11번가 제공
11번가와 비건 베이커리 브랜드 망넛이네가 함께 출시한 '얌핑거'. 11번가 제공
e커머스가 단순히 물건만 받아서 파는 유통업체를 뛰어넘어 중소업체와 공동기획을 통한 아이디어 상품 출시에 도전하고 있다. 치밀하게 계획된 상품구성을 통한 판매라는 점에서 e커머스의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11번가의 행보가 남다르다. 커피컵에 담긴 곱창전골, 고무신, 비건빵 등 '저런 걸 누가 살까' 싶은 독특한 상품 판매에 과감히 나서고 있다.


남들과 다른 콜라보상품을 단독으로 내놓기도 한다. 이같은 색다른 11번가의 상품 기획력은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밀레니얼 세대는 e커머스의 미래 고객층으로,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세대다.

■'e커머스 콜라보, 다 계획이 있구나'

최근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사이에서 가성비, 가심비를 넘은 '미코노미'(나에게 투자하는 가치 있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채식주의인 '비건' 열풍 역시 미코노미 트렌드의 대표적 사례다. 비건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건 베이커리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11번가가 최근 콜라보 상품을 내놓은 '망넛이네'는 쫀득한 식감의 빵 '찹싸루니'로 20~30대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국내 대표 비건 베이커리 브랜드다. 비건빵은 맛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초코, 흑임자, 쑥 등 달달하고 고소한 맛의 다양한 제품들로 SNS 상에서 화제가 됐다.

11번가 신상품기획팀은 지난해부터 '망넛이네'와 함께 온라인몰 단독행사 등을 이어왔는데, 최근 '얌핑거'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쳤다.

'얌핑거'는 "그 동안의 비건빵 시장에 없던 새로운 맛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11번가 최슬기 신상품기획팀 MD는 "최근 비건푸드에 대한 장벽이 낮아진 점에 주목해 '누구나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건빵'을 만들고 싶었다"며 "건강한 재료들만 가지고 누구에게나 익숙한 맛인 콘마요, 피자맛 등을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9일 11번가에서 첫 론칭한 '얌핑거'는 출시 당일부터 '맛있다'는 호평이 이어지며 론칭 당일에만 3000여 세트가 판매됐다. '얌핑거'는 11번가와 망넛이네 자사몰에서만 판매되며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11번가와 망넛이네는 매 분기마다 신상품을 런칭할 계획이다.

지난해 '초콜릿' 모양의 특이한 벌집돼지껍데기로 SNS를 달군 신생 브랜드 '핫부라더스'도 11번가와 공동 기획한 상품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2월 11번가에서 출시한 '곱창전골 밀키트'다.

최근 '홈쿡', '간편식' 트렌드가 확대된 점에 주목해 간편한 식사용 밀키트를 만들어보자는 의견에서 시작해 SNS 인증용의 독특한 패키지를 고민하다가 '테이크아웃 커피잔'이 나왔다. 메뉴는 핫부라더스가 가장 자신 있어 한 '곱창전골'로 선정했다.

테이크아웃 컵과 캐리어 패키지에 곱창, 대창, 우삼겹, 떡사리, 야채, 소스를 넣어 물만 넣고 끓이기만 하면 식당에서 바로 먹는 것 같은 곱창전골이 완성된다. 테이크아웃 커피잔 안에 든 곱창전골 밀키트라는 독특한 패키지 디자인에 젊은 고객들은 환호했다. "기대이상으로 맛있다"는 평과 함께 간편하게 끓여 먹기 좋다는 피드백도 이어지고 있다. 첫 2월 행사에서만 1100세트 팔렸다. 양측는 오는 4월에도 최근 트렌드를 겨냥한 공동기획 상품 런칭을 준비 중이다.

■BTS도 관심 갖는 이색 아이템

11번가가 올해 삼일절을 맞아 내놓은 이색상품에는 고무신도 있다. 당시 업계 내외에서 상당한 화제가 된 상품이다. 핫플레이스 카페 '어니언'과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김정윤 작가가 콜라보해 '어니언 고무신'이란 이름으로 출시했다.

11번가가 신상품기획팀 강하나 MD는 "다른 e커머스 업체에서 판매된 적 없는 이색상품을 고민하다가 삼일절 시즌이슈에 어울리면서 촌스럽지 않고 밀레니얼 세대들이 SNS를 통해 바이럴을 만들 만한 이색 아이템을 찾게 됐다"며 "마침 방탄소년단(BTS)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이 고무신을 들고 나온 것을 보고 어니언 카페에 연락했고 오랜 기간 협업 끝에 온라인 최초로 어니언 고무신을 삼일절에 런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니언 고무신'은 지난 1월부터 어니언 매장에서 전시용, 오프라인 판매용으로 비치하던 상품으로, 카페에 방문한 외국인들이 고무신을 '한국의 스니커즈'라고 부르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11번가가 최근 선보인 이색 상품들은 새로운 것을 소장하고 인증하기 좋아하는 밀레니얼, Z세대를 겨냥한 제품이다. 밀레니얼, Z세대들은 남들에게는 없는 트렌디하고 독특한 상품을 '소장'하고 '인증'하는것 자체에 가치를 둔다.


11번가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앞으로의 시장 판도를 흔들 미래 핵심 고객층"이라며 "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색상품, SNS 해시태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바이럴 될 수 있는 독특한 스토리를 가진 차별화상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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