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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도 ‘양적완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급증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5 17:08

수정 2020.03.25 17:08

테더 하루동안 1억3000만개 늘어
코로나 쇼크에 안정성 찾는 투자자
가상자산 시장도 ‘양적완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급증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의 양적완화(QE) 정책을 당장 이번주부터 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에도 양적완화가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신규 발행량을 늘려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략이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침체가 본격화된 가상자산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화폐) 시황분석 사이트 스테이블코인스테이츠(stablecoinstats)에 따르면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량이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증가했다. 최소 3배부터 많게는 79배 가량 신규 발행량이 늘면서 스테이블코인 종목의 유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테더, 비트코인 일 거래량 앞질러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유로 등 법정화폐와 연동돼 발행되는 특성이 있어 다른 가상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다. 이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 혹은 계약시 사용되는 기축통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담보대출 등 가상자산 금융 상품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미국 달러와 1대 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TUSD·사진) 신규 발행량은 지난 24시간 동안 약 1억 3000만개 이상 늘었다. 지난해 12월 테더의 일 신규 발행량이 1500만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77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주 테더는 하루에 많게는 1억 7000만개 가량의 신규 물량을 공급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양적완화에 앞장섰다. 이에 따라 현재 테더 시가총액은 56억8000만 달러로 올초와 비교해 약 22% 가량 증가했다.

테더는 일간 거래량 규모에서도 비트코인을 앞질렀다. 24일 가상자산 시황분석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거래 중 테더 거래량이 38% 이상을 차치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31%, 9%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서클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코인(USDC)도 지난해 12월보다 일일 신규 발행량이 124% 이상 늘었다. 1600만개 이상 USDC가 지난 24시간 동안 발행됐으며 전체 USDC 시가총액은 6억9000만 달러에 육박한다.

특히 USDC는 올초 전체 가상자산 시총 기준으로 30위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난 한달 동안 12계단 상승해 현재 18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바이낸스USD(BUSD)의 일 발행량은 지난 한주간 평균 8% 가까이 늘었으며, 팍소스 스탠다드(PAX) 또한 3% 이상 증가했다.

■스테이블코인 수요 몰려

가상자산 업계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로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 심화를 꼽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 공포에 따라 지난 한주간 비트코인이 50% 이상 급락하는 등 가상자산 전체 가격이 일제히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안정성이 높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메이커다오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누구도 자신이 보유한 가상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위험성을 피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매수하는 사례가 늘었고,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현금화 시도도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가상자산 금융서비스 관계자는 "예를 들어 원화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우,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거의 현금처럼 쓰이기 때문에 해당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을 풀면 원화 거래소에서 원화 유동성이 풀린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같은 스테이블코인이라 해도 발행 기업에 따라 위험성 해소, 유동성 공급 등 발행량 확대에 따른 기대효과는 서로 다를 수 있어 장기적으로 지켜볼 일"이라고 설명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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