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열화상·무인차용 카메라 등 적외선 렌즈 국산화 성공"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5 18:57

수정 2020.03.25 20:03

계열사 HMO 적외선 카메라 렌즈 생산
한국몰드 고일주 회장
4차 산업혁명 대비 렌즈시장 진출
동종업계 중 최고 기술력 보유
드론 결합 IR카메라 성장 기대
고일주 한국몰드 회장은 "국산 열화상카메라뿐만 아니라 무인자동차용 카메라까지 다양한 적외선카메라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고일주 한국몰드 회장은 "국산 열화상카메라뿐만 아니라 무인자동차용 카메라까지 다양한 적외선카메라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 울산=최수상 기자】 고열을 동반하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 열화상카메라이다. 일부에서는 열화상카메라의 작동 원리부터 소재인 적외선 렌즈까지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열화상카메라는 아쉽게도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시중 판매되는 것들은 모두 부품을 수입해 조립한 제품이다. 고가에 판매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오래전부터 적외선렌즈 신소재 연구를 시작해 최근 세계적 수준의 적외선 렌즈와 카메라 양산을 시작한 한국몰드의 계열사인 HMO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고순도 적외선 렌즈 첫 국내 생산

고일주 한국몰드 회장은 "국산 열화상카메라뿐만 아니라 무인자동차용 카메라까지 다양한 적외선카메라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시설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인접해 있는 울산시 북구 매곡산단에서 지난 24일 고일주 회장을 만났다. 엔지니어 출신답게 격식보다는 소박하면서도 자유로운 느낌의 사무실이 인상적이었다.

고 회장은 "얼마 전 적외선카메라 렌즈용 소재와 렌즈의 양산을 시작했다"며 "방금 걸음마를 뗐다"고 다소 조심스럽게 말했다.

고 회장은 "조금씩 제품 판매를 시작했는데 아직 주력사업은 아니고 앞으로 기대를 많이 하는 사업분야"라며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적외선 카메라는 100% 부품 수입, 조립품으로 고가에 팔리고 있지만 국산화를 통해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고 회장이 무엇보다 주목하고 있는 것은 열화상카메라와 관련해 핵심 부품인 적외선렌즈의 시장가치다. 열화상 카메라의 주요 기능은 정확히 37.5도의 미열을 찾는것이다 대상에서 나타나는 정보를 카메라 렌즈를 통해 정확히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로 적외선(렌즈) 카메라가 이를 도맡고 있다. HMO가 생산하는 적외선렌즈 및 카메라는 전 세계 동종업계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적외선 카메라의 기능은 열화상카메라뿐만 아니라 보안, 항공, 의료용 등을 거쳐 무인자동차에 달리는 센스로까지 이어진다. 4차 산업혁명을 예상하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몰드의 계열사인 HMO는 이 같은 고순도의 적외선 카메라 렌즈 소재와 렌즈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주특기인 몰드 방식을 활용해 손쉽게 찍어낼 수도 있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5년 전 4차 산업혁명을 예상하다

고일주 회장이 적외선렌즈 신소재에 관심을 가진 것은 한국몰드를 이끌던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고 회장은 울산시와 울주군 등이 추진한 러시아 기술교류협력단 참가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러시아 고순도연구소 및 러시아 IEOS사와 칼코게나이드 소재합성 핵심기술 교류·이전 계약서에 서명했다.

기존의 적외선 카메라의 렌즈 소재는 게르마늄(Ge)이다. 칼코게나이드는 고가의 게르마늄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로, 생산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러시아 고순도 소재연구소는 이를 제조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4차 산업혁명의 상징과도 같은 무인자동차에 들어가는 나이트 비전 카메라나 원격감시용 카메라에 모두 이 소재가 사용된다. 당시 국내에서는 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없었다. 되돌아보면 2015년에 이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고 회장의 촉각이 발동된 셈이다.

고 회장은 "앞으로의 기술들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동화, 로봇으로 흘러 갈 것이고, 특히 무인자동차의 경우 적외선 카메라, 레이저 같은 센스기술이 집약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적외선 카메라는 야간, 주간 물체를 열로 인식해 활용할 수 있어 쓰임새가 다양하다고 판단했고 이런 분야에 대해 미리 국내에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때를 회상했다.

■전 세계 8억달러 시장 겨냥

현재 세계 적외선 렌즈(IR렌즈) 시장은 연평균 8.6%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8억403만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시장은 IR이미징 시장이 연평균 10.7%의 성장률을 보이며 올해 300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R렌즈 또한 80억 규모에 이른다. 앞으로 드론과 결합한 IR카메라의 성장이 기대되며, 화재감시 등 산업분야 적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국내 경제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일주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이번 어려움이 단기간에 해결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사람을 희망으로 삼았다.

고 회장은 "경영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라 본다"고 강조한다.
사람을 잘 움직이면 회사도 성공할 수 있고 직원들도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고 회사의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