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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돈맥경화' 여전채 시장에 유동성 공급

뉴시스

입력 2020.03.26 17:23

수정 2020.03.26 17:23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자금경색 조짐을 보이는 카드사, 캐피털사 등 여전업계에 대한 유동성 공급에 나선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초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와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활용해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채안펀드는 시장을 대신해 회사채나 여전채를 매입, 채권시장 경색으로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앞서 총 20조원 규모로 조성키로 하고, 1차로 3조원을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모집한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안펀드는 실질적인 자금집행이 가능한 다음달 초부터 매입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지난 2008년과 마찬가지로 여전채 등 금융채와 함께 기업어음(CP) 매입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여전채 매입을 통해 자금경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카드사, 캐피털사 등 여전업계에 '숨통'을 틔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총 10조원 규모로 조성된 채안펀드도 신용등급이 AA- 이상인 회사채·여전채·은행채 등을 중점적으로 사들였다.


현재 상당수의 캐피털사들이 여전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신규대출을 중단하거나 최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안정성이 낮은 여전채를 기피하고 잇따라 매도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지난 25일 기준 여전채 3년물(무보증 AA) 금리는 연 1.681%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지난 16일 연 1.440%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캐피털사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 부담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물량은 약 4조원, 캐피탈채는 7조7500억원이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도 지난 25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금융권 협회장들간 간담회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소상공인 금융부담을 덜어주는 여신전문회사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캐피탈사가 캐피탈콜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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