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협업 넘어 흥행공식 만드는 ‘스타트업 콜라보’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7 17:07

수정 2020.03.27 18:02

데이팅앱 글램 운영사 큐피스트, 띵스플로우와 연애진단 챗봇 제작
오픈 2주만에 4만 참여 이끌어내.. 지그재그와는 유튜브 제휴 콘텐츠
발행 하루새 15만뷰 돌파 성과
헬로우봇 앱 내 연애박사 챗봇 이미지. 띵스플로우 제공
헬로우봇 앱 내 연애박사 챗봇 이미지. 띵스플로우 제공
룩앤미 촬영장 현장. 글램 제공
룩앤미 촬영장 현장. 글램 제공
'스타트업은 협업을 못 한다?' 스타트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실제 산업·과학기술 매거진 '테크앤비욘드'가 진행한 스타트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69.7%가 파트너와 인력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소수의 인력으로 움직이는 스타트업은 대외협력 분야의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협업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곤 한다. 그러나 제2 벤처붐으로 자본과 인력이 모이면서 '스타트업의 협업'은 일상화됐다. 미디어와 콘텐츠 형식이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콜라보'도 만들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팅 앱 글램을 운영하는 큐피스트는 인공지능(AI) 챗봇 메신저 서비스 '헬로우봇'을 운영하는 띵스플로우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글램 앱 사용자의 데이트 스타일 등을 분석해 챗봇 형태의 콘텐츠로 만든 '연애박사 GLAM' 챗봇을 헬로우봇과 협업을 통해 제작한 것이다. '연애박사 GLAM' 은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사용자가 선택하는 답변에 따라 사용자의 연애 스타일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려주는 진단형 챗봇이다. 최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오픈 2주만에 누적 4만번 이상 연애 스타일이 진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휴를 통해 헬로우봇은 주 사용층인 2030세대가 소비할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글램은 챗봇으로 부드럽게 관심을 유도해 사용자를 서비스로 데려오는 윈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제휴도 활발하다. 16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글램' 유튜브 채널에는 여성 쇼핑 1위 앱 '지그재그' 로고가 함께 표시된 영상 콘텐츠가 발행되고 있다. 최근 '소개팅' 콘텐츠로 8개월 만에 구독자 15만명 증가세를 체감한 '글램' 유튜브 채널. '지그재그' 의 주요 아이템인 '옷'을 가미하여 '첫 만남에 잠옷까지 룩앤미' 시리즈가 탄생했다.

룩앤미는 각 상황에 따른 4벌의 옷을 차례로 갈아입으며 소개팅을 이어가는 내용이다. 해당 콘텐츠는 발행 1일 만에 조회수 15만 회 돌파, 2주만에 140만 회 이상 시청했다. 글램과 지그재그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주요 소비층인 Z세대 고객과 소통하고, 화제성 높은 콘텐츠를 시리즈물로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협업 역량에 대해선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스타트업 정보분석 기업인 스타트업게놈에 따르면 서울 스타트업이 해외 스타트업과 맺고 있는 유의미한 연결고리(글로벌 네트워크)는 평균 2.1개였다. 세계 평균(6.1개)의 3분의 1 수준이다.
외국인 고객 비율도 14%로 세계 평균(23%)보다 크게 낮았다. 무역협회가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혁신기술 콘퍼런스 '비바 테크놀로지 2018' 참관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9.9%는 '한국 스타트업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VC 관계자들을 만나면 '한국 스타트업 시장은 블랙박스(내부 구조가 복잡한 기계 장치) 같다'고 말한다"며 "기술적 강점이 있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교류할 장(場)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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