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표심(票心)'이 '천심(天心)'이다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28 05:14

수정 2020.03.28 05:14

[만 18세, 투표소 가는 길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뉴스]"민심의 준엄한 명령", "절묘한 선택을 통해 표출된 민심", "4.15 총선은 유권자의 선거혁명“

오는 4월 16일자 1면 신문 머리기사에 달릴 제목이다. 선거까지 아직 20여 일 남았지만 선거 다음날 신문 1면 제목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국민들은 항상 올바른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언제 한 번이라도 국민이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있었던가?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대한민국이 한 걸음씩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뒤돌아보면 국민은 늘 새로움을 선택했다. 과거에 안주해 있는 정치 세력이 있다면 투표로 심판했다.


5년 전 썼던 칼럼을 자기 표절 같지만 다시 인용해 본다. 대통령 선거에서 과거 대통령과 이미지가 겹치는 후보는 어김없이 낙선했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키워드를 한 단어로 압축해 보면 이렇다. '직선제'(노태우 전 대통령), '문민'(김영삼 전 대통령), '호남'(김대중 전 대통령), '서민'(노무현 전 대통령), 'CEO'(이명박 전 대통령), '여성'(박근혜 대통령) 등이다. 이 키워드 앞에 '첫'이라는 단어를 놓으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첫 '촛불'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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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새 대통령을 '매의 눈'으로 바라본다. 집권 1~2년차는 '허니문 기간'이라는 것도 옛말이 됐다. 대통령 당선 당일 전 국민이 축하의 박수를 치지만 시간이 갈수록 한두 명씩 등을 돌린다. 때문에 대통령직은 당선과 함께 '5000만'이라는 적금을 깨고 시작하는 직업이다. 말 그대로 적금은 깨는 순간부터 슬금슬금 사라진다. 다시 모으기는 쉽지 않다. 대통령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특히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일 때 지지율은 급락한다.

임기 중반을 넘어 가면서 반대 세력의 반감은 아슬아슬해 보일 때가 많다. 기대했던 대통령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고 '외면'하면 될까? 한 발 더 나가 '묻지마 비판'을 퍼붓는 게 개인 또는 나라에 도움이 될까?
과거 청와대 출입 기자를 하며 깨달은 것 중 하나가 '대통령의 실패는 국민의 불행'이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는 얼마든 있을 수 있다. 대통령의 정책과 행보에 대해 비판을 쏟아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대통령직(職)을 맡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지름길을 놓아두고 멀리 돌아가는 수고를 막을 수 있다. 반대세력도 대통령의 실패가 자신의 행복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대통령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게, 성공의 길로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선거다. '응원' 또는 '경고'를 통해 국민들의 뜻을 전해야 한다. 물론 이번 4·15 총선은 국회의원 선거이지만 지지 정당의 선택을 통해 현 정책의 고(GO) 또는 스톱(STOP)을 요구해야 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 한다'는 법 격언이 있다. 투표는 권리다.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펴든, 나라가 어떤 길로 가든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는 셈이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4월 16일 신문 정치면 제목도 예언해 본다.

"민심의 심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의 현명한 선택에 두려움을 느낀다", "4·15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표심을 제대로 실천하겠다"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일 것이다.
'표심(票心)'이 '천심(天心)'이기 때문이다.

전용기 건설부동산부장 courag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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