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국경통제로 선진국들 농축산업 인력 부족 사태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30 11:03

수정 2020.03.30 11:03

Workers harvest olives from olive trees belonging to producer 'Nicolas Alziari' in Cagnes-Sur-Mer, France, October 30, 2019. REUTERS/Eric Gaillard /REUTERS/뉴스1 /사진=
Workers harvest olives from olive trees belonging to producer 'Nicolas Alziari' in Cagnes-Sur-Mer, France, October 30, 2019. REUTERS/Eric Gaillard /REUTERS/뉴스1 /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 정부가 출입국 통제를 강화하면서 선진국들이 농축산업 분야에 필요한 해외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해외 노동자에 대한 의존이 높은 유럽과 북미, 호주의 농축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으며 장기화될 경우 식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년 동유럽과 튀니지, 모로코 등지에서 농업 인력 80만명을 수입해온 프랑스는 당장 앞으로 3개월동안 딸기와 아스파라거스 수확에만 노동자 20만명이 필요한 상태다. 해마다 농업에 필요한 해외 노동자로 영국은 7만~8만명, 독일은 30만명을 주로 동유럽 인력을 들여왔다.

그러나 유럽연합(EU) 국가들은 30일간 외부 지역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고있으며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등 일부 국가들은 동유럽과의 국경을 폐쇄해놓고 있다. 독일은 계절 노동자의 입국을 무기한 금지 조치했다.


노동자들도 입국이 허용된다해도 항공기와 버스 등 교통편이 크게 감소했는데다가 계약 기간이 끝난후 모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입국을 막을 것이 두려워 해외 노동을 꺼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곡물과 기름용 지방종자 수확은 기계에 의존해 이 부문에서는 인력 문제가 없으나 손으로 직접 수확해야 하는 과일과 채소의 경우 멕시코의 계절 노동자들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등으로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취업 비자 발급 업무를 중단하고 있어 과일과 채소 수확, 도축장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업 인력의 3분의 1을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는 호주도 일부 과일과 채소를 수확하지 못하면서 부족 사태가 예상되고 있으며 뉴질랜드도 키위를 수확할 인력이 모자란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육가공업계도 비자 발급 제한으로 인해 절대 필요한 필리핀과 중남미의 노동자 수입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농업 단체들은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 유입 부족으로 재배와 수확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것이 식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외국인 인력 확보 차질이 생기자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정부는 군병력을 모집하듯이 애국심까지 내세워 시민들에게 농업에서 일해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농업 농사자들을 ‘핵심 노동자’로 지정했으며 전직 기자와 프로 럭비 선수 등 8000여명이 종사하겠다는 의사를 제출하는 효과를 거뒀다.
구인 기관 프로포스는 휴업 상태인 호텔업계 종사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호텔체인과 논의를 하고 있다.

FT는 그러나 선진국 근로자들이 최저 임금을 받으면서 육체 노동을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며 프랑스 과수 업계에서는 며칠 일하고는 차라리 실업수당을 받겠다며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이코노미스트 압돌레자 아바시안은 “농업 인력 부족이 여름까지 이어질 경우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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