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산 코로나19 의료품 품질 공방 가열... 中 "정치화 말라"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30 15:35

수정 2020.03.30 15:39

중국산 코로나19 의료품 품질 공방 가열... 中 "정치화 말라"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최근 네덜란드 등 세계 여러 국가에서 중국산 마스크 품질 문제가 불거지자, 중국 관영 언론은 정치화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여론을 자극하기 위해 문제를 과장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는 것이다. 다만 어떤 의미에서 ‘정치화’를 언급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관영 글로벌타임즈와 환구시보는 30일 공동 사설에서 “이론적으로 중국이 원조하거나 수출한 의료장비가 기준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마스크 품질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은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글로벌 협력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이들 매체는 조사를 통해 품질 결함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 업체는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장비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중대한 일인데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명성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의 명성과 관계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정치화를 지적한 것인지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외국의 정부와 언론은 이성적인 태도를 지켜야 하며 이슈를 과장하거나 고의로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딱지로 여론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는데 그쳤다.

그러면서 “중국은 주로 자체 생산한 의료 장비로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했고 중국산 제품은 의심할 바 없이 믿을만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 소식통은 “중국 정부의 마스크 외교에 대해 서방에서 순수하게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견은 있지만 마스크 품질 문제를 놓고 정치화를 언급한 것은 정확의 그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네덜란드 보건부는 중국산 마스크 수십만장에서 품질 미달이 발견돼 리콜 조치했다고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중국산 진단 키트의 정확도가 30%에 불과하다며 추가로 구매한 64만개를 반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코에선 중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로 검사한 결과 80%에 오류가 있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필리핀도 중국이 기부한 코로나19 검사 키트에서 결함이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필리핀의 경우 중국 측이 문제가 된 키트들은 자국이 보낸 물품이 아니라고 반박하자, 곧바로 사과했다.

주 필리핀 중국 대사관은 “과학적 테스트 없이 의견에 근거해 무책임하게 발언하는 것은 전염병 퇴치를 위한 중국·필리핀의 협력을 방해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밝혔다.

중국은 한국에도 인도적 차원에서 N95급 마스크 10만장과 의료용 마스크 100만장, 방호복 1만장 등을 지원했다. 아울러 의료용 마스크 420만장과 N95급 80만장, 마스크 생산 장비 62대, 멜트블로운(MB)마스크 필터에 대한 수출 계약도 체결했거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소식통은 “의료용과 N95급 마스크 샘플을 한국에 보냈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아직까지 (지원용을 포함해) 문제가 된 중국산 의료용품은 없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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