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석유화학기업이 탐내는 새 기술… 온실가스까지 줄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31 12:54

수정 2020.03.31 12:54

화학연구원, 상온에서 수소화반응 가능한 촉매 개발
에너지 비용 절감하고 탄소배출 줄여 일석이조 효과
석유화학공장. 게티이미지 제공
석유화학공장.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낮은 압력과 상온에서도 수소를 첨가해 화학 원료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석유화학기업이 이 기술에 관심을 갖고 향후 이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업무협약까지 맺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고온·고압 없이도 제품생산이 가능해 에너지 비용이 절감된다. 또 에너지를 덜 사용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술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화학공정연구본부 황영규 본부장과 울산대 정재훈 교수 공동 연구진이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대신 금속과 유기물을 결합한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화학산업 필수 촉매를 저렴하게
수소화 반응은 액상수소와 반응물을 촉매에 함께 넣으면 수소가 촉매를 거쳐 새로운 생성물을 얻는 화학반응이다.
플라스틱·연료·섬유·고무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공정의 중간체, 의약품·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정밀화학공정의 중간체, 바이오 화학공정의 바이오매스를 합성하는 데 널리 쓰인다. 화학산업에서 필수적인 기술이다.

연구진은 이 촉매를 이용해 낮은 압력과 상온 30℃에서도 바이오매스 '퍼퓨랄'을 화학원료 '퍼퓨릴 알코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석유화학공정과 바이오화학공정 등의 중간체 7종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새로운 촉매가 상온에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수소화 반응은 100℃ 이상의 고온에서 이뤄지는데, 고온으로 높이기 위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또 상온에서의 수소화 반응은 팔라듐과 플래티늄 등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써 경제성이 떨어진다.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수소화 반응 촉매 연구결과를 세계적 촉매 분야 권위지인 '미국 화학회 촉매(ACS 카탈리시스)' 3월호 표지논문으로 발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황영규 본부장과 울산대 정재훈 교수 공동 연구진이 상온 30℃에서 수소화 반응이 이뤄지는 금속유기골격체 촉매를 개발하고 '미국 화학회 촉매'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발표된 표지 이미지.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황영규 본부장과 울산대 정재훈 교수 공동 연구진이 상온 30℃에서 수소화 반응이 이뤄지는 금속유기골격체 촉매를 개발하고 '미국 화학회 촉매' 3월호에 표지논문으로 발표된 표지 이미지. 화학연구원 제공
■탄소배출 줄여 비용 절감 노린다
황영규 본부장은 이날 "내년에 추가 연구결과가 나오면 국내 석유화학업체에서 이 기술을 이용해 상용화로 이어지기 위한 추가적인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국내 석유화학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업체는 다음 단계 연구개발에서 나오는 결과물을 추가 연구개발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2021년부터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3%에서 10%까지 늘려 석유화학기업들은 비용 상승이 예정돼 있다. 또한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국가온실가스를 24.4% 줄이기로 해 유상할당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탄소배출권 가격도 해마다 오르고 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처음 개설된 2018년 11월 2만3200원에서 지난 30일 4만350원으로 2년4개월여 만에 74%나 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탄소배출권시장에서 석유화학업종이 160만3000t을 거래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