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공기중 세균·곰팡이 실시간 분석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1 12:31

수정 2020.04.01 12:31

세종대 정재희 교수, KIST 김병찬 박사 공동연구
바이오에어로졸 모니터링 시스템 기술 개발
공기 1㎥내 미생물 100마리까지도 탐지 가능
연구진이 지난해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사에 모니터링 장비를 설치해 현장테스트를 실시했다. 연구재단 제공
연구진이 지난해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사에 모니터링 장비를 설치해 현장테스트를 실시했다. 연구재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공기 중 떠다니는 세균이나 곰팡이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은 환경성 질환이나 전염성 질병과 관련된 실내 부유미생물을 포착할 수 있다. 향후 이 기술로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세종대 정재희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환경복지연구센터 김병찬 센터장 연구진이 바이오에어로졸 모니터링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모니터링 시스템은 공기중 생명체의 세포가 에너지로 사용하는 물질인 세아데노신 삼인산(ATP)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정재희 교수는 "부유미생물 모니터링 기술은 어린이나 노약자, 면역력이 약한 계층이 거주하는 시설 및 인구이동이 많은 지하철, 터미널, 지하공간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그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청소기부터 화력발전소에 이르기까지 공기에 섞여있는 먼지를 포집하는데 널리 쓰이는 사이클론을 개량해 부유미생물을 액상으로 100만배까지 농축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미국 연구팀이 달성한 78만배보다 향상된 것이다. 공기 1㎥(액체로 환산시 100만㎖)당 100CFU(마리) 정도로 존재하는 미생물을 100만분의 1인 단 1㎖의 액상으로 포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이클론은 고속으로 유입되는 시료의 크기에 따라 벽에 부딪혀 가라앉는 속도가 다른 것을 이용해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이다.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생물이 사이클론에 포집돼 부유미생물 내 ATP와 루시퍼린·루시퍼라아제 엔자임 효소의 반응으로부터 방출되는 생물발광을 측정하는 원리를 보여주는 국제학술지 'ACS 센서' 표지. 연구재단 제공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생물이 사이클론에 포집돼 부유미생물 내 ATP와 루시퍼린·루시퍼라아제 엔자임 효소의 반응으로부터 방출되는 생물발광을 측정하는 원리를 보여주는 국제학술지 'ACS 센서' 표지. 연구재단 제공
기존에 사용하는 콜로니계수법은 영양액을 응고시킨 고체 배지에 시료를 배양, 증식한 미생물 숫자를 계산한다. 이 방법은 시료를 모으는 것부터 결과분석까지 하루 이상 소요돼 현장에서의 즉각적 확인을 통한 노출저감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연구진은 개발된 시스템의 각 요소기술을 실험실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검증했다. 또 최종적 실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지난해 서울특별시 6곳의 지하철 역사에서 현장테스트를 실시했다. 5분마다 연속적으로 부유미생물 농도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이 정보는 기존 콜로니 계수법으로 측정한 농도와 근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 모니터링 시스템은 숙주로부터 ATP를 빌려 쓰는 바이러스 탐지에는 적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향후 현장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실내외 대기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용화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센서'에 표지논문으로 지난 2월 28일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