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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1분기 불패' LG전자, 영업익 1조 돌파...'생활가전' 사업 견인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7 15:49

수정 2020.04.07 15:51

LG전자는 2020년 1분기 영업이익이 1조9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7일 서울 여의도 LG 본사에서 사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LG전자는 2020년 1분기 영업이익이 1조9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7일 서울 여의도 LG 본사에서 사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LG전자가 올해 초 코로나19 악재에도 첫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1·4분기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이른바 '신(新)가전' 사업의 호조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소비 침체 국면을 일부 극복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2·4분기다. 올해 해외 주요 공장들의 연쇄 폐쇄로 인한 생산 차질과 글로벌 소비 감소 추세, 스마트폰 사업 부진 등 실적 악화 요인들이 전방위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7일 매출 14조7287억원,영업이익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고 1·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21.1% 늘었다. 올해 증권사의 1·4분기 LG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8700억원이었지만, 이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LG전자는 전통적으로 매년 1·4분기에 영업이익이 가장 높다. 그중에서도 올해는 역대 1·4분기 중 2018년(1조1078억)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LG전자의 깜짝 실적은 생활 가전 사업군이 견인했다. 생활 가전 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올 1·4분기 매출 5조원을 돌파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초부터 트롬 스팀건조기와,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을 비롯해 건강관리 가전의 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도 지난해 이어 매출 4조원을 넘어서며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제품인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나노셀 TV 등 보급형 제품들의 시장 선호도가 모두 높아졌기 때문이다.

LG전자 내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 사업(MC)은 2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MC사업부문은 올 1·4분기 약 25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감소한데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이다. 다만 지난달 고가폰인 V60을 유럽과 북미지역에 출시하고, 중고가폰인 G9은 올 5월 국내 출시할 계획을 갖는 등 지역별 전략 출시를 통해 수익성이 차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4분기 호실적에도 LG전자는 웃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2·4분기부터 코로나19로 촉발된 악영향들이 LG전자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한 LG전자 관계자는 "TV, 휴대폰, 생활 가전 등 세트 제품 물량이 1·4분기엔 유통사 등에 들어가는 셀인(sell in) 단계여서 코로나 여파에도 안정적인 매출이 나올 수 있었다"면서도 "3월부터 전 세계 유통, 판매점들이 휴업에 돌입하면서 수요 시장이 침체되고 있어 2·4분기엔 제조사의 매출이 실종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해외 현지 공장의 연쇄 셧다운으로 인한 생산 차질 현상도 2·4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실적 견인의 한축인 HE사업본부도 올해 도쿄올림픽과 유로2020 등 대형 스포츠 특수가 실종되면서 TV 판매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올 3·4분기 글로벌 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조기 종식을 통해 오는 3·4분기 LG전자가 판매 부진 현상을 극복해야 2·4분기 실적 하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할 수 있어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LG전자 이익 하향은 일시적이며, 3·4분기 코로나 영향이 일부 반영된 이후 4·4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본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는 일시적이며, 특히 선진국 수요를 중심으로 정상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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