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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액셀러레이터..그 자체만으로 도움이 됐어요" [사내벤처 키우는 대기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08 19:08

수정 2020.04.09 18:04

1. 삼성전자&C랩
다자간 영상통화서비스 스타트업
스무디 조현근 대표
개발비 1억 무상지원에
CES라는 국제무대까지 데뷔
직원도 투자자도 신뢰쌓여
조현근 스무디 대표가 삼성 서울R&D캠퍼스에 자리한 C랩 아웃사이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근 스무디 대표가 삼성 서울R&D캠퍼스에 자리한 C랩 아웃사이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기업)라는 것 자체가 투자자나 직원들의 신뢰감을 높이고, 서비스 성장에 큰 도움을 줬습니다."

다자 간 영상통화서비스 스타트업인 스무디(Smoothy)의 조현근 대표(43)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20'에 참가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스무디는 삼성전자의 외부 벤처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CES 무대를 밟았다. 삼성전자가 외부 스타트업을 위해 CES에 전용 전시공간을 마련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조 대표는 "삼성전자가 C랩 기업들을 국제무대에 소개하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며 "올 CES에서는 국내 기업으로부터 투자제안을 받아 협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스무디는 최대 8명이 동시에 영상통화를 하면서 음성을 실시간 메시지로 전달하는 서비스로,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조 대표는 KAIST에서 증강현실(AR) 분야 박사과정을 전공한 뒤 2013년부터 삼성전자 DMC연구소 UX센터에서 1년 반 동안 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박사과정 때부터 AR과 영상통화 관련 창업 의지가 컸다"며 "퇴사 후 스무디를 창업했는데 삼성전자 C랩에서 참가를 제안해 고마웠다"고 말했다.

스무디는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누적사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월간 순사용자(MAU)도 50만명을 넘어섰고, 해외 비중이 60% 이상으로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앱스토어 소셜부문에선 1위에 올랐다.

조 대표는 "UAE는 각국 주재원이 많아 가족과 영상통화 수요가 많다보니 현지 홍보나 광고 없이도 자생적으로 스무디 사용자가 늘었다"며 "중동·유럽·아시아 시장에서 투자나 서비스 확대 기반이 될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스무디는 현재까지 스타트업으로는 적지 않은 16억원의 초기투자를 받았고, 20억원의 추가 펀딩도 여러 곳과 협의 중이다.

조 대표는 이런 성과에는 삼성전자 C랩의 역할이 컸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C랩에 참여하면 개발비 1억원을 무상 지원받는데, 5000만원 수준의 지분투자가 일반적인 다른 프로그램들과 단적인 차별화"라며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들에 서초R&D캠퍼스 사무실도 무상 제공하고, 구글 못지않은 식사까지 지원해 경비절감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C랩 아웃사이드의 또 다른 장점은 삼성과의 협력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삼성의 AR이모지를 활용한 아바타 통화기능을 스무디에 적용해 서비스 개선을 앞당겼다"며 "삼성전자 사업부와 사업협력이나 제휴, 나아가 인수 가능성은 스타트업에 상당한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까지 1000만 누적사용자를 확보해 메가 서비스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C랩을 통해 대기업의 벤처 육성이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전략적 파트너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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