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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크본드마저 매입…유럽·IMF도 전방위 돈살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0 11:02

수정 2020.04.10 11:02

/사진=뉴스1 외신화상
/사진=뉴스1 외신화상


[파이낸셜뉴스]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에 맞서 전방위적인 추가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사상 최초로 '정크본드'를 매입키로 한 가운데 유로존(유로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은 진통 끝에 유로존 차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국 지원을 위한 긴급 구제금융 재원을 1000억달러로 확대했다.

■연준, 정크본드 매입 결단
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2조30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추가 지원방안을 내놨다.

사상 최초로 투기등급 회사채, 정크본드를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직접 사들이는 대신 정크본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15일에도 사상최초로 회사채 매입 방침을 밝혔지만 적용되는 회사채는 '투자등급' 회사채로 한정됐다. 이에 채권시장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투기등급 정크본드는 제외돼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연준의 정크본드 매입 계획은 시장의 큰 호응을 얻었다. 뉴욕증시가 1%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고, 채권시장에서도 회사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카데미 증권의 수석 매크로전략가 피터 치르는 연준의 정크본드 매입 계획은 "충격적이기도 하고 경이로울 정도"라면서 "커브를 앞질러가는 움직임이어서 두 손 들어 환영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이날 추가대응책에 기존 신용공여 프로그램을 대규모로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채권과 ETF 매입 규모를 2000억달러에서 7500억달러로 4배 가까이 확대했다. 이 프로그램은 정크본드가 아닌 투자등급 회사채를 매입한다. 그러나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기준 시점도 3월 22일로 정해 그 이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추락한 이른바 '타락천사(fallen angels)'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2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에서 불안해했던 정크본드 시장의 안정이 기대된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연준의 대규모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움을 겪던 시장에 단비가 내린 것이라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타락천사들이 대규모로 쏟아질 것이란 우려로 심각한 압박을 받던 시장"을 안도하게 해줬다고 평가했다. 타락천사가 된 자동차 업체 포드의 2031년 만기 18억달러 규모 회사채 수익률은 연준 조처 발표 뒤 13%에서 9.3%로 급락했다.

■유로존 갈등 봉합,구제금융 착수
유로존 차원의 구호방안 마련에 진통을 겪던 유로존도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19개국 회원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전화회의에서 유로존 구제금융 기구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신용공여에 착수하고, 유럽투자은행(EIB)의 대출 능력을 확대하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유럽 차원의 실업보험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각 회원국의 거시경제 상황을 반영해 신용공여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네덜란드가 고집을 꺾으면서 협상이 타결됐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을 위한 경기부양 기금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선 추후 논으키로 했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인 유로그룹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제안서를 EU 정상회의에 제출해 승인받을 계획이다. 그러나 이탈리아 등이 핵심사안으로 지목했던 유로존 차원의 코로나채권 발행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이날 합의는 유로존 양대 산맥인 독일과 프랑스가 사상 최대 수준의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진데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극심한 이탈리아와 스페인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독일 경제는 올해 4.2% 마이너스(-) 성장해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 당시의 침체폭보다 2배 넘는 침체를 기록할 전망이다.
프랑스도 올 1·4분기 6% 가까이 성장률이 뒷걸음질쳐 1968년 수주일간의 총파업·시위로 경제가 곤두박질친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둔화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코로나19 후폭풍으로 어려움을 겪는 신흥국들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 대출기금 규모를 지금의 2배 수준인 10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주 화상회의로 진행되는 연차총회를 앞두고 있는 IMF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사회가 긴급 대출기금 확대 계획을 승인했다면서 최근 수주일간 90여개국이 지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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