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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만감이 교차"…종료 앞둔 타다 드라이버들의 '마지막 근무'

뉴스1

입력 2020.04.11 09:00

수정 2020.04.11 09:00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일을 앞둔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타다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일을 앞둔 9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타다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타다 베이직 서비스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서울의 한 주차장에 타다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2020.4.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타다 베이직 서비스 마지막 날인 10일 오후 서울의 한 주차장에 타다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2020.4.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송화연 기자 = "오늘만큼은 손님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싶네요."

'타다 베이직' 운행 종료를 앞둔 지난 10일 '마지막 근무'에 나선 타다 드라이버 김모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들어서 아쉬운데 오늘이 마지막"이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또 다른 드라이버 고모씨(41)도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운행이 종료된다는 게 실감이 안 났는데, 마지막 날이 되니 현실로 다가온다"면서 "그간 타다를 사랑해 준 승객들에게 행복하고 건강하시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8년 9월 '타다'의 출범과 함께 시작해 1년반을 달려온 타다 베이직은 10일을 마지막으로 무기한 종료됐다.

11인승 카니발을 이용한 렌터카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은 타다 운영 차량 1500여대 중 1400여대를 차지하는 타다 서비스의 '주력'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초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사업 존속 자체가 위협을 받았다. 타다를 운영하는 브이씨앤씨(VCNC)는 법안이 통과된 지 나흘마에 타다 베이직의 종료를 선언했다.

타다는 쾌적한 공간 제공과 예약과 자동결제 시스템, 승차거부 불가로 인한 출퇴근 시간 활용 등 여러 장점을 앞세워 승객들을 사로잡았다. 기존의 택시를 대체할 만한 '혁신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로 각광받기도 했다.

타다 드라이버들 역시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고씨는 "근무하면서 다른 어느 때보다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다"면서 "이전에 없었던 '혁신'을 하는데 그 중심에 내가 있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하다 타다로 옮겼다는 김씨도 "타다 드라이버로 일하는 동안은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다"면서 "택시보다 가격이 비싸서 그런지 몰라도 승객들도 기본적인 매너가 있었다. 승객과 싸우지 않아도 되고, 직접 돈을 받지 않아도 돼 편하게 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 '좋았던 기억'은 모두 추억으로 남겨둬야하는 상황이 됐다. 오히려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씨는 "당장 코로나19 때문에 다른 일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동종업계 쪽을 알아보고 있지만 구인이 많지 않다. 택배 등 다른 쪽으로 전업하는 방향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도 "카카오T 블루같은 다른 플랫폼 택시 쪽을 알아봐야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한순간에 직장이 사라진만큼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고씨는 "사실 정부도, 타다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정부가 처음부터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일이 커지진 않았을텐데, 나중에서야 안 된다고 하니 반발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타다 역시 마무리가 좋지는 못했다. 정부와의 협상의 여지를 전혀 두지 않았고, 법안 통과와 함께 드라이버들을 '팽'했다. 열심히 일한 입장에서 버림받은 느낌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김씨는 타다와 이재웅 전 대표, 박재욱 대표가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재웅 대표는 본인 돈으로 장사했다.
마지막 순간에도 타다 차량을 중고시장에 내놓는 등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부 드라이버들이 대표들을 고소하기도 했는데, 모든 드라이버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재욱 대표는 타다 베이직 운영 마지막 날인 10일 "이유를 막론하고 드라이버 일자리를 지키지 못했다"며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종료한 타다는 앞으로 준고급 택시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 카니발 예약 서비스인 타다 프라이빗, 공항 이용 예약서비스인 타다 에어 등 서비스 규모를 크게 축소해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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