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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온라인공연] 국립창극단 '심청가'

뉴시스

입력 2020.04.12 06:02

수정 2020.04.12 06:02

[서울=뉴시스] 국립창극단 '심청가'. 2020.04.12.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립창극단 '심청가'. 2020.04.12.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창극의 본디 꼴인 판소리는 서사성이 강력하다. 1인 공연인 판소리가 분창(分唱) 형태로 무대화된 것이 창극이다. 갖은 실험에도 이 장르에 그려진 정경이 분명한 이유다.

2018년 4월25일부터 5월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의 창극 '심청가'는 오롯이 판소리 서사의 흥취와 경치에 집중한다.

국립극장이 지난 10일 시작해 오는 17일 밤 12시까지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hannel/UCJ55axexMkXqp1Fgwvmdsgg)을 통해 무료로 선보이는데 창극의 대형·현대화에 성공한 국립창극단이 외향은 최대한 걷어내고, 판소리를 파고들었다.

'판소리 귀 명창'이 혹할 무대다.

심 봉사 역의 유태평양과 어린 심청 민은경·황후 심청 이소연 간 부녀의 애정은 판소리의 황홀경이다. 부친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심청이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판 뒤 인당수에 몸을 던질 때 들끓는 소리의 행간에는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이 친다.

[서울=뉴시스] 국립창극단 '심청가'. 2020.04.12.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립창극단 '심청가'. 2020.04.12. (사진 = 국립극장 제공) photo@newsis.com
반면 용궁에서 구해져 연꽃으로 환생으로 뒤 봉사들을 위한 다양한 잔치를 열어 부친과 재회할 때는 햇살 같은 싱그러움과 기쁨을 잔뜩 머금고 있다.

듣는 이의 상상 속에만 존재할 것 같은 이야기는 소리의 힘을 입고 현실이 된다. 판소리의 들끓는 한, 어깨와 엉덩이를 저절로 들썩이게 하는 흥의 핍진성은 감동과 희열의 시김새다.


5시간이 넘는 원작을 핵심 내용만 압축해 2시간15분(인터미션 제외) 분량의 대본으로 구성했다. '심청가'에 일가견이 있는 연출가 손진책의 정갈한 연출, 무대 디자이너 이태섭의 미니멀리즘에서도 장면마다 모든 풍경을 담은 무대, 한복 패션브랜드 '차이킴' 김영진 디자이너의 아정한 의상은 소리에 날개를 단다.
오브제로 사용한 부채가 지팡이, 빨래 등으로 시시각각 변하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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