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가스발전 굴뚝에서 이산화탄소만 잡아 모은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2 14:07

수정 2020.04.12 14:07

에너지기술연구원, 케미컬루핑 연소기술 개발
별도 분리설비가 필요없어 친환경·경제적
이산화탄소. 게티이미지 제공
이산화탄소.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연구진이 공기 중의 산소만 가스연소실에 넣어 이산화탄소만 나오게 하는 차세대 가스발전시설을 개발했다. 기존 시설은 질소와 산소를 비롯해 다양한 성분이 함께 배출되는 반면 이 가스발전시설은 최종 배기가스 배출구에서 별도 분리시설없이 이산화탄소만 모을 수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후변화연구본부 류호정 본부장은 12일 가스발전시설에서 이산화탄소만 배출되는 '케미컬루핑 연소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세계 최초로 고압 조건에서 운전되는 0.5㎿th급 케미컬루핑 플랜트에서 200시간 이상 연속 운전해 증명했다. 이산화탄소가 98% 이상 고농도로 배출되며 총 질소산화물 배출농도도 15ppm 정도로 배출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할 경우 100㎿ 천연가스발전 기준으로 연간 운영이익이 144억원 증가하고 발전효율은 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산화탄소 포집비용이 30% 절감할 수 있으며 연간 15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류호정 본부장은 "2025년까지 3~5㎿ 스팀생산 및 발전성능 검증을 계획하고 있으며 발전소에 직접 적용해 실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미컬루핑 연소기술은 니켈 성분 입자를 사용해 한쪽에서는 공기 중 산소를 흡수하고 다른 쪽에서는 산소를 내줘 가스와 연소한다. 이렇게 하면 공기와 이산화탄소가 혼합되지 않고 이산화탄소만 원천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

가스연소실에 산소를 전달하는 니켈성분의 입자. 공기중의 산소를 머금은 입자(왼쪽)는 약간의 녹색을 띄고 있다. 연소실에서 산소를 전달하고 난 후의 입자(오른쪽).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가스연소실에 산소를 전달하는 니켈성분의 입자. 공기중의 산소를 머금은 입자(왼쪽)는 약간의 녹색을 띄고 있다. 연소실에서 산소를 전달하고 난 후의 입자(오른쪽).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공기 중 산소만 붙잡은 니켈성분의 입자를 가스 연소실로 보내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만 생성된다. 연소실에서 나오는 기체에 온도를 낮춰 수증기는 액체인 물로 바꿔 떨어뜨리고 이산화탄소만 남아 별도 분리설비 없이도 분리가 가능하다.

산소를 주고받는데 사용한 니켈 입자는 두 반응기 사이를 계속적으로 순환하면서 재사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1년에 1.9% 정도 보충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기와 입자의 반응은 화염이 없는 조건에서 일어나므로 2차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의 발생도 저감시킬 수 있다.


류호정 본부장은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에는 현재 국내에서 개발한 연소 후 포집기술의 적용이 필요하지만, 새로 건설되는 가스발전소의 경우 이 기술을 접목해 이산화탄소 포집비용을 획기적으로 저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