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온라인 강의, 1학기까지 연장합시다"… 목소리 낸 대학생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2 16:16

수정 2020.04.12 16:24

1주~2주씩 자주 연장 보단
1학기 연장 등 장기 계획이 도움
서강·건국·숭실·이화여대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 결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강을 늦춘 서울 시내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로 봄 학기를 시작한 가운데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체육문화교육연구동 내 강의실에서 한 학생이 노트북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강을 늦춘 서울 시내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로 봄 학기를 시작한 가운데 1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체육문화교육연구동 내 강의실에서 한 학생이 노트북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뉴스1
등록금 환불 요구가 거센 가운데 일각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차라리 1학기 전체로 확대해서 수업의 안정성을 도모하자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 주목된다.

온라인 강의 초반 서버 폭주, 수업의 질 문제가 불거졌지만 정작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전'과 '학습권 향상'이 주된 목표다.

아직 대면 강의는 이르다는 정부의 지침과 1~2주씩 자주 연장하는 것보다 장기적 계획을 수립하는 편이 오히려 학습권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학생들이 먼저 1학기 연장 요구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온라인 강의를 1학기 전체로 연장한 학교들의 경우 학생들의 요청을 반영한 경우가 많았다.

서울 주요 대학 중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를 운영하는 학교는 서강대, 이화여대, 건국대, 숭실대 등이다.

서울대, 성균관대, 경희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은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무기한 연장을 택했다. 이 외에 고려대, 명지대는 5월 2일까지, 연세대는 5월 12일까지 온라인 강의를 연장하고 추이를 보며 추가 연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를 결정한 이화여대는 학생들이 민원상담을 통해 제기한 '온라인 강의를 1학기 전체로 확대하자'는 의견을 수용했다. 1~2주씩 연장하며 급히 대응하기보다 한 학기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편이 장기적 계획 수립에 유리하다는 학생들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다.

역시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를 결정한 숭실대의 경우 총학생회가 먼저 움직였다. 당초 13일 대면수업 예정이던 숭실대는 학생들의 안전상 문제와 등록금 반환 목소리로 연장을 고민하고 있던 터에 총학생회가 먼저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를 요청해왔다. 이에 학교 측은 바로 교무위원 회의 후 바로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를 결정했다.

숭실대 총학생회의 설문 결과 학생 68%가 안전을 위해 1학기 온라인 강의를 택했다.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인 4학년 학생은 "온라인 강의는 수업 방식에 따라 장단점이 있지만 녹화방식의 경우 듣고 싶을 때 들을 수 있어 좋다"며 "학과 학생들도 안전을 위해 1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에 찬성하는 입장이 많다"고 말했다.

■불편은 줄이고 만족은 높이고

학생들의 연장 요구를 반영한 대학들은 실습 과목과 평가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무기한 연장을 택한 서울대, 한국외대 등 대학 대다수는 1학기 수업에 절대평가 시행을 권고했다. 학생들 간 학습 환경이 크게 다를 수 있고 수업내용 전달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온라인 강의로는 실험·실습 환경이 열악하다는 의견에 답을 내놓기도 했다. 기존 주말을 이용해 보강한다는 방침에서 한 발 나아가 5월 중순부터 꼭 필요한 과목부터 방역당국의 지침을 지키며 대면강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중앙대의 경우 종강일을 연장해 부족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무기한 연장을 결정하며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해 학점과 상관없이 3학점 강의를 더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온라인 강의의 특성을 반영해 일부 인기 과목의 경우 수강 정원을 최대 20%를 증원하기로 했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관계자는 "온라인 강의는 대학이 성장하기 위해 한번은 겪었어야 할 변곡점으로, 과거에 갇혀있던 고리타분한 강의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부정적 여론도 존재하지만 이번 기회로 고칠 건 고치고 받아들일 건 확실히 받아들여 대학이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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