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코로나에 2만4000여명 보험설계사 시험 중단 '수급 차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3 15:33

수정 2020.04.13 15:33

3~4월 예정된 설계사 자격시험 잇따라 중단
대책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와
사진=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사진=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이 두 달 연속 연기되면서 약 2만4000여명의 신규 보험설계사가 배출되지 않아 보험사들이 설계사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보험설계사를 준비했던 예비 보험설계사들의 고충도 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오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설계사 자격시험을 지난 2월말부터 중단한 상태다. 양 협회는 3월에 이어 4월 예정된 설계사 자격시험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앞서 생보협회는 2월24일부터 설계사 자격시험 및 변액CBT 시험을 중단했다.

생보협회는 연 2회 진행하는 언더라이터 CKLU 자격시험도 4월4일에서 6월20일로, 6월 예정된 종합자산관리사 시험도 8월로 연기했다. 손보협회도 3월에 예정된 총 6회차 설계사 자격시험을 취소했고, 4월21~29일 예정된 6회차 설계사 자격시험도 취소했다.

생·손보협회가 신규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을 두 달간 취소하면서 보험사들은 당장 신규 설계사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3월 한 달간 양 협회를 통해 신규로 자격을 취급한 보험설계사는 각각 6000여명이다. 3~4월 두 달간 설계사등록시험이 치뤄지지 않아 약 2만4000여명의 신규 보험설계사가 배출되지 않은 셈이다.

보험사들은 많게는 500여명의 신규 보험설계사를 채용해, 이탈하는 설계사의 빈자리를 충원하면서 영업을 해왔다.

특히 신규 보험설계사는 보험사 입장에서 신규 고객 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때문에 신규 보험설계사 수급 차질은 결국 신계약 실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주요 손보사 5곳의 3월 장기인보험 신계약 실적을 보면 지난해 3월과 비교해 11.6% 감소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영업이 위축된 것과 동시에 신규 설계사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신규 고객 확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보험설계사를 준비했던 예비 설계사들도 자격시험 취소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 설계사 자격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했다. 지난 9일 등록된 해당 국민청원은 이날 현재 3800여명이 동의했다.
생계를 위해 보험설계사를 결심하고 시험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시험이 취소돼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앞길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생·손보협회도 잠점 중단된 설계사 자격시험를 재게하기 위해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4월 (설계사) 자격시험 일정 취소를 공지했지만 내부적으로 시험이 치뤄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