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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인보사 사태, 돌팔매 대신 격려가 필요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3 17:09

수정 2020.04.13 17:09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1일 바이오제약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미국 내 임상3상을 재개해도 좋다고 허용했다. 임상을 보류하라는 결정(2019년 5월)을 내린 지 11개월 만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다. 인보사는 골관절염 세포 유전자 치료제다. 이로써 벼랑 끝에 몰린 코오롱티슈진은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인보사 사태에선 FDA의 역할이 중요하다.
FDA의 임상보류 결정이 이번 사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FDA는 인보사 주성분이 왜 바뀌었는지 보완자료를 요구했다. 이를 기초로 임상 재개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토한 끝에 이번에 OK 사인을 준 것이다. 그새 한국에서 인보사는 'K바이오'의 앞길을 막은 죄인 취급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가를 취소했고,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를 약사법·자본시장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우리는 본 난에서 누차 인보사에 대한 섣부른 돌팔매를 경계했다. 왜냐하면 FDA가 아직 인보사의 약효에 대해 최종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에서 우리는 적어도 FDA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진 이번 사태를 냉정하게 다룰 것을 주문했다. 인보사는 바이오 신약 개발이라는 험난한 길을 걷는 중이다. 메이저 제약사들도 신약 성공률은 바닥을 긴다. 그래서 신약 개발엔 막대한 자금력과 함께 인내심이 필수다. 인보사는 FDA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다. 결과가 어떻든 우리 스스로 그 기회조차 막아선 곤란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독려하면서 "끝을 보라"고 말했다.
마침 정부는 바이오헬스를 장차 한국 경제의 기둥이 될 미래산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인보사와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에도 끝을 볼 기회를 주는 게 맞다.
지금부터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거래소, 검찰이 좀 더 차분하게 인보사 사태를 다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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