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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말아요" 도넛에 담긴 희망 메시지 [이 전시]

김재용 '도넛 피어'展
김재용 '도넛 매드니스!!(Donut Madness!!)'
김재용 '도넛 매드니스!!(Donut Madness!!)'
이 시대 사람들이 평안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각자만의 방식이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먹는 것을 통해서다. 스트레스로 폭발 직전인 두뇌를 환기시키기 위해 입안 가득 달콤한 무언가를 채워넣으면 순간 평온이 찾아온다. 당이 뇌를 마비시키는 순간이다. 여기에 만약 시각적 아름다움이 더해진다면 더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달콤함과 아름다움, 이 둘을 가장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는 궁극의 존재가 도넛임을 김재용 작가(47)는 인생의 벼랑에서 찾아냈다. 그가 흙으로 만들어낸 오색찬란한 도넛, 형형색색의 다채로움에 크리스털이 촘촘히 박혀 더 화려해졌다. 금융위기가 닥쳐온 2008년 미국, 뉴욕에서 살았던 작가는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했다. 예술가로서의 꿈은 고사하고 생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절망이 몰려올 때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생각은 "도넛이라도 만들어 팔아서 생계를 이어볼까"였다. 하지만 결국엔 밀가루 반죽 대신 흙 반죽을 들었다. 자신에게 몰려오는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흙을 빚었고,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적녹색약이라는 질병에 맞서기 위해 채색에 몰두했다.
자신이 남들과 다르게 색을 본다는 사실이 두려워 이전까지 자신의 작업에 색채를 사용하는 것을 기피해왔던 터였다.

사람들은 작가가 만든 도넛에서 아름다움과 평안을 꿈꾸는 자신의 욕망을 발견했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제목인 '도넛 피어(DONUT FEAR)'는 '두려워하지 말라(Do Not Fear)'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6일까지 학고재 갤러리.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