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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서장 소진기 첫 에세이집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 화제



현직 경찰서장 소진기 첫 에세이집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 화제


[파이낸셜뉴스] 부산의 현직 경찰서장이 에세이집을 펴내 화제다.

부산 북부경찰서 소진기 서장이 그 주인공으로 2004년 '수필세계'로 등단한 후 성실히 써 내려간 글을 모아 책을 펴냈다.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는 제목으로 펴낸 그의 첫 에세이집에는 수필가로 첫발을 내딛게 한 글인 '수박의 소리', '초헌의 의미', '내 편' 등을 포함해 10여년간 적은 글들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총 6부로 구성된 에세이집에는 경찰공무원으로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소회와 함께 자연인 소진기의 삶을 돌아보는 글, 가족을 향한 애정과 그리움, 한국사회에 대한 뼈아프지만 날카로운 시선이 담긴 글들이 수록돼 있다.

책의 시작인 1부 '시골 경찰서장의 편지'에서는 경찰대학생이 됐던 열아홉 시절로 돌아간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자신을 경찰대학생으로 만들었다는 그는 달콤한 자유의 바다를 누비는 친구들과 달리 제복 속에 갇힌 처지를 생각하며 교정 벤치에 앉아 울기도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고래처럼 펄떡거리는 이십대 초임 시절과 하루가 느리게 흐르는 시골 경찰서 생활을 거쳐 요즘 시대에 부러워할 만한 안정적인 길을 걸어온 그도 "왜 경찰이 되었냐는 질문에 아직 적절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여전히 '가지 않은 길'을 돌아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이제는 "빙그레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고, 이제 좀 더 행복해지자고" 스스로 되뇌인다.

자연인 소진기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2부 '까칠한 사람'에서 단연 눈에 띄는 글은 '영화배우 송강호'다. 세계가 인정한 배우로 거듭난 송강호와 저자의 인연이 놀랍고 20년 죽마고우였던 두 사람의 관계가 깊고도 아련하다.

3부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와 4부 '물을 부어도 새지 않는 사이'에서는 다양한 책과 시 구절, 노래 가사에서 건져 올린 저자의 깊은 사유와 통찰력이 돋보인다. 작은 것을 놓치지 않고 생각해 남긴 글을 보면 '쓴다'라는 행위에 대한 저자의 애정과 성실함을 엿볼 수 있다.

5부 '박꽃 피고 기러기 날면'에는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이 느껴진다. 어린 시절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누나의 시에서 여자의 일생을 발견하고 평생을 농부로 민초로 살다 간 아버지의 가난했던 삶을 불쌍히 여기면서도 옛 시절을 박꽃처럼 환하게 그리워한다. 한편으로는 자식들이 모두 떠나고 빈둥지증후군을 앓는 부모가 된 지금 '한 순간의 등불'과 같은 인생임을 되새기며 보내야 할 것을 잘 보내야 한다고 다짐한다.

6부 '호모사피엔스의 유치원'에는 정치와 사회 문제에 대한 저자의 시각을 담아낸 글들이 담겨 있다.

소 서장의 첫 에세이집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는 부산과 경남지역 풍경을 흑백사진으로 담아낸 최상민 사진작가의 사진을 본문 사이사이에 배치해 책장을 넘기는 즐거움을 배가했다.

현직 경찰서장 소진기 첫 에세이집 '나도 나에게 타인이다' 화제


수필가이기도 한 소 서장은 1968년 부산 강서구 가락에서 태어났다. 경남 김해고, 국립경찰대학을 6기로 졸업하고 동아대 법무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04년 '수박의 소리', '초헌의 의미', '내 편' 등의 작품으로 수필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경찰대학 부산동문회장을 지내기도 한 저자는 2016년 총경으로 승진했다.

부산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경남 의령경찰서장, 부산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장을 역임하고 현재 부산 북부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학시절 문학서클을 그만두고 축구서클로 옮긴 전력이 있다. 문학이 너무 점잖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유도 4단에 축구, 탁구 등을 좋아하는 만연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