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못 막은 소중한 '한표'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긴 줄
마스크 쓰고 1m 거리 두기 실천
투표지 훼손·소란 등 사건사고도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긴 줄
마스크 쓰고 1m 거리 두기 실천
투표지 훼손·소란 등 사건사고도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1m 이상 거리 두기'를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만전을 기했다. 인파가 몰리며 유권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도 나오자 투표 사무원들이 안전거리 지키기를 요청하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유권자 스스로 '1m 거리 두기'
15일 오전 6시부터 경기 안양시 석수1동 제3투표소 앞에는 40여명의 유권자들이 긴 줄을 섰다. 코로나19 감염을 걱정한 유권자들은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 투표가 시작되는 이른 아침 투표소를 찾았지만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린아이를 남편에게 잠시 맡기고 투표소에 나온 이모씨(35)는 "빨리 하고 들어가려고 투표 시작시간에 맞춰 왔는데 투표를 마치는 데까지 40분이나 걸렸다"며 "이번 총선에 다들 관심이 많아서인지 오전 6시 전부터 투표를 하러 나온 유권자들이 줄을 서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각 투표소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1m 이상 거리 두기' 수칙을 지키는 데 주력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제3투표소에서는 유권자 간 거리 유지를 위해 청테이프로 표시를 해뒀지만 인파가 몰리며 시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투표 사무원들은 "안전거리를 지켜달라"며 거리를 벌리기도 했다.
경기 의왕시의 한 투표장에서는 투표 사무원들이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간격을 좀 띄워달라"며 스스로 거리 두기를 독려하는 모습도 나왔다. 이날 투표장에 온 오모씨(26)는 "사전투표를 못 해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많긴 하지만 알아서 거리 두기를 잘 하고 있어 괜찮은 것 같다"며 "투표장에서도 거리 두기를 잘 지키는 모습을 보니 괜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처음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들도 눈에 띄었다. 대학생 이모씨(20)는 "첫 투표라 엄청 설��는데, 비닐장갑이랑 소독제랑 열체크 등으로 더 기억에 남는 처음이 될 것 같다"며 "손등에 도장 찍는 투표 인증샷을 꼭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쉽다"고 전했다.
■사무원 폭행·투표지 훼손…사건사고
전국 투표소에서는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투표용지를 찢고 투표 사무원을 폭행한 유권자들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사무관리관계자나 시설등에 대한 폭행 등) 혐의로 A씨(46)를 검거했다. A씨는 이날 오전 7시께 김포 사우동 김포시민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소란을 피우고 투표소에 드러눕는 등 투표행위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를 제지하는 투표 사무원의 마스크를 벗겨지게 하면서 폭행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도 투표 사무원 2명을 폭행한 B씨(52)를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B씨는 용산구 용산2가동주민센터 내 기표소에서 발열 체크를 요구하자 투표용지를 훼손하고, 이를 제지하는 투표 사무원을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244조에 따르면 투표용지를 훼손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돼있다.
종암경찰서도 이날 오전 7시50분께 성북구 종암동주민센터 투표소에서 소란을 벌인 혐의로 유모씨(61)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성북구 주민인 유씨는 술에 취한 채 자신에게 지정된 투표소가 아닌 다른 투표소를 찾아가 투표를 하게 해달라며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는다. 사전투표와 달리 본 투표에 참여하는 선거인은 반드시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한다.
한편 경찰은 투표소 총 1만4330개소에 경찰관 2만8660명을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했다. 경찰은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와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고 112순찰차가 매시간 연계 순찰을 진행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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