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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쌍방향 원격수업 덕분에… 용산초 개학 첫날 원활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6 13:25

수정 2020.04.16 13:25

로그인 안되거나 접속 자주 끊겼지만 수업 차질 없어
16일 4~6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맞은 용산초등학교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16일 4~6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맞은 용산초등학교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초등학교 4~6학년이 단계적 개학을 맞은 16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57길에 위치한 용산초등학교의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온라인 개학이라 정문을 포함한 모든 출입구를 통제하고 학교 보안관이 방문자의 인적 사항을 적으며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차 온라인 개학을 맞는 서울 대부분의 학교는 오전 9시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4·15 총선 투표소로 사용된 학교의 경우 오후 1시부터 원격수업을 시작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이 있었지만, 학교들은 시간을 바꾸는 게 오히려 학생들이 혼란스럽다며 예정대로 9시에 수업을 시작한 곳이 많았다.


EBS보다 안정적이던 쌍방향 수업
"희윤이~ 희윤이 안왔나? 일단 넘어갈게. 김하서, 김윤승…"온라인 개학식이 끝난 뒤 오전 9시 30분 학생들의 출석을 부르며 수업이 시작됐다. 이날 5-창의반 수업 담임을 맡은 송미경 교사는 실명으로 접속한 채 '담임 선생님 이름 맞추기' 퀴즈를 내는 실수를 해 스피커를 통해 웃음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같은 시간 e학습터와 EBS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자가 몰리며 로그인이 안 되거나 동영상 재생이 자주 끊기는 장애가 벌어졌지만 용산초등학교는 줌(ZOOM)을 통해 쌍방향 원격수업을 하고 있어 특별한 영향을 받진 않았다. 다만 학생들을 비추는 영상엔 학부모들의 모습이 종종 보였다. 혹시나 자녀들이 접속하는 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옆에서 지켜보며 도와준 것이다.

자기소개와 지켜야 할 예절, 코로나19 예방 등을 주제로 이뤄진 이날 수업은 학생들이 꽤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손 씻기 방법에 대해서는 자료화면을 보여주고 따라 해 보라며 학생들이 잘 하는지 영상으로 확인하고 조언해주기도 했다. 이때 한 학생이 선생님 소리가 잘 안 들린다고 말해 결국 수업이 끝나고 해결하기로 했다.

10시 10분 예상보다 일찍 1~2교시 수업이 끝나고 10시 30분 3교시 수업이 시작됐다. 음소거 없이 해보려던 수업은 결국 웅성거리는 소리에 다시 전체 음소거를 하고 진행됐다. 3교시 수업은 '수학'으로 파워포인트 자료 화면을 활용해 쌍방향 원격수업으로 이뤄졌다. 자연수의 혼합 계산에 대한 주제로, 자료화면에 문제를 내면 학생들이 문제를 풀어 채팅창에 답을 써내는 방식이었다.

용산초등학교 송미경 교사가 16일, 줌(ZOOM)을 이용해 학생들과 쌍방향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용산초등학교 송미경 교사가 16일, 줌(ZOOM)을 이용해 학생들과 쌍방향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접속문제 없었지만… 소소한 문제 여전
용산초등학교는 혹시 모를 접속 문제를 우려해 5·6학년과 4학년의 개학식을 따로 진행한 덕에 접속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로 수업을 하지 않고 줌을 이용해 쌍방향 원격수업을 한 것도 원활한 수업을 도왔다.

이날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희윤이의 경우 수업 도중 채팅으로 수업 참석을 알렸다. 모든 학생은 매일 학습일지를 작성하고 과제물을 수행하는 데, 접속 장애 등으로 출석을 하지 못한 학생은 학습일지 사진을 7일 이내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받는다. 수업 중 선생님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는 학생에게는 담임 교사가 수업이 끝난 뒤 직접 전화를 걸어 컴퓨터 세팅 방법을 알려주고 해결 방안을 찾았다.

수업 중간 채팅이 되지 않는다는 학생이 있어 사용법을 알려주는 일도 있었다. 글을 써놓고 올리지를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엔터 키’를 누르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됐다. 아직 컴퓨터가 미숙한 초등학생이라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송 교사는 수업하면서 학생들에게 채팅창에 같은 말을 반복해서 쓰는 이른바 '도배'를 말리거나 수업과 관련된 말만 하라고 여러 번 당부했다.
이를 지키지 않은 학생이 많아서였다.

용산초 원격수업을 총괄한 김경미 교무부장은 "1시간 수업을 위해 준비 시간이 4~5시간 소요되는 단방향 원격수업보다 오히려 쌍방향 원격수업이 편하다는 교사들이 많다"며 "생각보다 프로그램이 쉬워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에게도 매일 1시간 이상의 원격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학습터와 EBS 온라인클래스 등 접속 장애로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 학교에는 아직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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