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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극우 그대로 따르는 세력에 학자의 양심으로 따져 묻습니다" [Weekend Book]

'신친일파'낸 호사카 유지 교수
한일관계, 양극 초월해서 봐야
안 그러면 왜곡·은폐돼 위험
제 책에 대한 반박도 환영해요

"日 극우 그대로 따르는 세력에 학자의 양심으로 따져 묻습니다" [Weekend Book]
16일 서울 화양동 한 카페에서 만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자신의 저서 '신친일파'를 들고 있다.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호사카 교수는 30년 넘게 한일관계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사진=박범준 기자
"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해 위안부, 독도 문제를 교묘하게 왜곡하고 결국 일본 극우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는 책에 대해 이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쳐 일본의 역할을 변호하며 한국이라는 국가를 무시하는 우리 안의 어떤 세력들에 대해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1988년부터 30년 넘게 한일관계를 연구해오며 독도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를 13일 서울 화양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최근 그는 '신친일파'라는 책을 출간했다. 지난해 7월 이영훈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과 김낙년, 김용삼, 주익종, 정안기, 이우연 등 6인이 공저한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에 대해 정면 반박하기 위해 낸 책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처음엔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의 존재를 잘 몰랐다가 세간에 회자되면서 알게 됐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쇄도했는데 당시엔 그 책을 다 읽지 못해 정확히 답변을 못한 게 아쉬워 이후 살펴보게 됐는데 굉장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까지 여섯 번이나 책을 꼼꼼히 읽어나가며 한줄한줄에 대해 정확하게 반박하고 비판하는 원고를 작성해 나갔다. 호사카 교수는 "'반일 종족주의'는 한일관계와 역사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 없는 이들이 읽으면 현혹될 가능성이 높은 책"이라며 "그들이 주장한 책에 따르면 한민족은 '노예근성'이 강한 민족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는 징용 노동자들이 받지 못한 임금에 대한 문제를 중심으로 끌고와 오히려 쟁점을 흐리고 있으며, 위안부 문제의 경우 조선시대 기생제와 공창제가 위안부로 발전했다는 이야기는 일본 우파 학자들의 논리를 그대로 차용했다"고 지적했다.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이들이 왜 우리나라보다 일본의 극우를 옹호하는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해 호사카 교수는 "일본의 극우 세력이 50여년 전부터 이 땅에 심어놓은 사상 유입이 이제 꽃을 피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과거 지배 세력이었던 극우 세력은 전쟁 후에도 자신의 지위를 잃지 않기 위해 역사적으로 미국과 중국, 한국 등을 대상으로 자금을 이용해 로비해왔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국내에 유입된 일본 재단이 학생들에게 연구자금을 지원하면서 꾸준히 자신들의 사상을 세뇌시켜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사카 교수는 "대표 저자인 이영훈씨는 과거 일본 극우 성향의 도요타재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식민지 연구를 수행했고, 이우연씨의 경우 일본의 극우 연구기관인 '국제논전연구소'가 UN에서 군함도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할 때 연설을 하는 등 저자 모두 극우 세력과 관련이 깊다"고 부연했다.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 공학부를 졸업하는 등 엘리트 일본인이었던 그는 학생시절 재일교포 친구들에게 들은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충격을 받아 한국의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으며 독도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한국 체류 15년 만인 지난 2003년 대한민국으로 귀화했다.


그는 "적어도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쪽 진영에 치우쳐서는 안된다"며 "양극을 초월해 상위에서 한일 관계를 봐야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왜곡하거나 은폐하게 된다. 이는 저 스스로도 늘 경계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번에 쓴 책에 대해 "반박하는 글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학자적 양심으로 사실에 입각해 역사의 진실을 바로잡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