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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네탓 말고 환골탈태"…쇄신론 힘 실리며 '묻지마 의혹' 경계

뉴시스

입력 2020.04.18 17:33

수정 2020.04.18 17:33

김종인, 비대위원장 결심 주말도 넘길 듯 "아직 결심 안해…임기 보장해달라고 한 적 없어" 당 내분 조짐에 "남탓하지 말고 곱씹어 반성하자"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참패에 대한 기자회견을 끝내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0.04.1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제21대 총선 참패에 대한 기자회견을 끝내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0.04.1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4·15총선에서 민심의 철퇴를 맞은 미래통합당에 난국 타개책으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구원 등판을 통한 쇄신론이 유력한 가운데, 주말 당 안팎에선 '네 탓' 싸움과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라는 결과를 두고 비대위 체제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론이 비등했으나 당권 경쟁을 둘러싸고 자칫 내분만 키울 소지가 높아 비대위 체제로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주말에도 명확한 확답을 주지 않고 있어 비대위 체제 논의가 장기화될 경우 당 혼란만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김 전 위원장은 18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영입을 요구하는 당 내 분위기와 관련해 "당에서 자기들끼리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지, 비대위원장 가능성을 두고 있거나 결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머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0.04.1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당 지도부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머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0.04.17. bluesoda@newsis.com
그는 "연말까지 임기를 보장해달라거나 영입 형식을 생각해 본 적 없다"면서 "당에서 공식 요청이 오면 생각해볼 순 있지만, 내가 다음 주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을 지 말지 결정을 내리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심재철 원내대표의 당대표 권한대행체제로 당을 계속 운영하거나 당선자를 중심으로 원내 지도부 구성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큰 설득력을 얻진 못하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심재철 원내대표의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두고 '식물지도부'로 비유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가 무책임한 건지, 아직도 무슨 욕심이 남은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당권 욕심 때문인가? 지금은 모두가 비워야 한다"며 "혁신과 반성 대오를 갖추고 비상대책위원회로 즉시 전환해야 한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당 내에서는 네탓 공방을 멈추고 자성과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당 일각에서 총선 참패의 책임을 두고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과 황교안 전 대표 등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내홍 조짐이 일자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오신환 의원은 "선거에 지고 나면 패인이 백가지 천가지가 되겠지만, 이제 이탓 저탓 그만하고 내부적 깊은 성찰과 반성으로 다시 시작하자"며 "국민들은 늘 현명하고 위대하다.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각자 깊이있게 성찰하고 다시 만나자"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미래통합당이 제21대 총선 역대급 참패와 함께 황교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 등 한동안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빈 회의실에 투표 독려 현수막 앞에 의자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2020.04.1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미래통합당이 제21대 총선 역대급 참패와 함께 황교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 등 한동안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빈 회의실에 투표 독려 현수막 앞에 의자들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2020.04.16. photothink@newsis.com

오 의원은 "환골탈태의 보수 개혁과 변화 없이는 국민들 신뢰를 다시금 회복하기 어렵다"며 "너나 할것없이 내가 미래통합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남탓하지 말고 곱씹어 반성하자. 그래야 다시 시작이다"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대표도 페이스북 글에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지만 지난 총선에서 막천을 자행한 김형오, 최모교수, 조모 여 검사장의 무례와 방자함은 이제 잊겠다"며 "황 대표와 그 측근들의 무도함과 횡포도 잊겠다"며 나라의 장래와 보수우파의 미래만 생각하겠다고 썼다.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무소속 홍준표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당선인이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당선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2020.04.16.ehl@newsis.com
[대구=뉴시스]이은혜 기자 = 무소속 홍준표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당선인이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당선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2020.04.16.ehl@newsis.com
서울 구로을에서 낙선한 김용태 의원은 차기 대권 의중을 내비친 홍 전 대표를 향해 페이스북 글에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은 국민에게 사망선고에 준하는 무서운 심판을 받았다. 어찌 보면 미래통합당은 초상집"이라며 "국민들께서는 직접 오시지는 않지만 문상객의 자격으로 미래통합당이 어떠한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사망선고를 받아들이는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기뻐하시는 것은 대구 지역구 안에서 그쳐 주시고 지금은 그저 미래통합당이 천붕(天崩)의 아픔을 안은 상주로서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라"며 "그것이 한 때 우리 당의 대표였던 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지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적었다.

서울 송파병에서 낙선한 김근식 후보도 "패배의 이유는 수도 없겠지만 가장 큰 건 저희 부족함 탓"이라며 "지금부터 우리는 더 중요한 승리를 준비해야 한다"며 2년 후 대선을 치르기 위한 당의 자성과 쇄신을 촉구했다.


당 안팎에서 투표조작설이 흘러나오자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사전투표 의혹을 검증하려면 가장 쉬운건, 그냥 명백하다는 증거를 다 모아서 검찰에 선관위를 고발하면 된다"며 "증거가 '명백'하면 선관위원장을 감옥보내고 현 정권을 탄핵시키고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
증거가 명백하지 않을 뿐더러 뭘 고소고발해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그냥 누가 K값 이야기 하던 식으로 유튜브 조회수 빨아먹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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