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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파주 월롱면 마을살리기 키워드, 활기-다정

강근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8 21:30

수정 2020.04.18 21:30

최종환 파주시장. 사진제공=파주시
최종환 파주시장. 사진제공=파주시


[파주=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파주시 월롱면은 파주 중앙부에 위치해 경의선 전철과 통일로가 관통하는 교통 요충지로 5개 리 21개 마을로 구성돼 있다. 월롱산과 월롱산성지, 용상사, 덕은리 지석묘 등 자연문화유산과 함께 LG디스플레이 산업단지는 지역 랜드마크가 됐다.

월롱면에는 덕은1리에 용상골사랑방과 도내1리 내도감마을, 영태5리 꽃부리큰마을 등 3개 마을공동체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월롱면은 주민 스스로 마을살리기에 뛰어드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주민역량 강화, 마을 컨설팅, 선진지 견학 등을 지원하며 주민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

고려 현종 때 현종이 피난 왔다 해서 이름 붙여진 ‘용상골사랑방’과 고려-조선시대 안골이란 마을에 도감 벼슬을 지낸 사람이 살았다고 이름 지어진 ‘내도감마을’, 주민 스스로 이름 붙인 ‘꽃부리큰마을’ 등은 월롱면형 활기차고 정(情)이 넘치는 마을살리기에 전력 질주하고 있다.

파주시 월롱면 덕은1리 카페 용상골 사랑방.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월롱면 덕은1리 카페 용상골 사랑방. 사진제공=파주시

◇ 덕은1리 카페 ‘용상골 사랑방’ 마을혁신 주도

덕은1리 용상골 마을에는 115가구 330명이 거주하고 있다.
김재의 덕은1리 노인회장이 2008년 자녀 도움으로 온라인 카페 ‘용상골 사랑방’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용상골 사랑방은 마을행사를 전달하고 활동사진을 공유한다. 세대당 1명 이상 ‘용상골 사랑방’ 카페에 참여하는데, 특히 기존 자연부락마을과 2000년대 들어 조성된 3개 전원마을 주민이 마을 현안을 놓고 논의하는 소통 창구가 됐다.

덕은1리는 2019년 월롱산 정상 철쭉동산에서 ‘제1회 월롱산 철쭉 한마당’을 개최했다. 주민자치위원회와 용상골 사랑방 공동체 등 주민이 주도했던 철쭉 행사에 당초 예상보다 많은 1000여명이 다녀갔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행사 개최가 불투명하지만 월롱면은 매년 4~5월 ‘월롱산 철쭉 한마당’을 열어 마을 브랜드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한 용상골 사랑방 공동체는 월롱면, 군부대와 함께 30여년 전 군 작전용으로 설치된 후 방치된 폐타이어 제거활동을 추진하며 월롱산은 본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고 있다. 작년 6월부터 월롱산 정상부에 폐타이어 8000개를 제거했고 향후 5년 간 3만개를 제거할 계획이다. 이에 파주시는 월롱산 정상부에 친환경 식생토낭과 야자매트를 설치하고 화관목을 식재하는 등 친환경 숲길 정비를 통해 힐링 명소로 조성하고 있다.

용상골 마을은 2019년 주민참여형 정원 만들기 사업에도 참여해 군 유휴지와 삽교천변을 활용한 꽃밭, 꽃길을 만들었다. 올해도 용상골 주민은 꽃길을 따라 군부대 담장벽화와 마을정원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재화 덕은1리 이장은 직접 군부대와 협의하고 주민참여예산을 신청해 군부대 담장벽화 예산은 이미 확보된 상태여서, 오는 5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주시 도내1리 내도감마을 파주 치매안심마을 1호 선정.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도내1리 내도감마을 파주 치매안심마을 1호 선정. 사진제공=파주시

◇ 도내1리 내도감마을 연료전지발전소 유치

도내1리 내도감마을은 작년 12월 12명이 마을환경을 개선하고자 주민공동체를 결성했다. 주민공동체는 친환경 연료전지 발전소를 전국 최초로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마을 숙원이던 도시가스 공급을 덤으로 안겨줬다. 농촌상생형 연료전지 설치사업과 관련한 정부지원금을 활용해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고 이곳에서 마을 소득창출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마을살리기 일환으로 도로변 유휴부지를 활용해 마을정원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내도감마을 내에는 예부터 사용해온 우물 2곳이 있는데 이를 활용해 ‘도란도란 쉼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월롱면은 올해 마을우물 2곳 주변에 조형 수목을 식재하고 보수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도란도란 쉼터는 우물을 중심으로 주민 소통공간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도내1리는 전체 인구 중 28%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마을로 치매예방관리 필요성이 높아 2018년 5월 파주시 치매안심마을 ‘기억품은 마을’ 1호로 선정된 바 있다. 기억품은 마을은 치매환자가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가족과 이웃의 관심-돌봄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치매 친화적 안심공동체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파주시 월롱면 영태5리 골목길 개선 꽃심기.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월롱면 영태5리 골목길 개선 꽃심기. 사진제공=파주시

◇ 영태5리 ‘꽃부리 큰마을’ 이전 번영 부할 날갯짓

2000년 1월4일 저녁, 월롱면 영태리 소재 캠프 에드워드에 시한폭탄이 설치됐다고 미국 FBI가 통보했다. 미군 병사는 이에 따라 즉시 문산 캠프 자이언트로 피신했다. 당시 캠프 에드워드는 폭탄 다량과 유류 3만3000 갤런(gallon)을 보관했기 때문이다. 파주시도 영태리 주민 917명을 1월5일 새벽 3시50분경 부랴부랴 대피시켰다. 하지만 이런 소동은 캠프 에드워드 출신 전역사병의 거짓 진술에 의한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런 얘기가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되는 영태5리 마을은 주한미군이 철수하며 지역경제 침체와 주민 유출, 고령화, 폐-공가 및 노후 건축물 급증 등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체 낙후돼갔다. 마을주민은 마을 낙후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2014년부터 마을 내 쓰레기를 함께 모여 치우고 취약계층 주거시설을 손봐주며 마을 곳곳에 꽃을 심기 시작했다.

올해는 영태5리 마을 리더들이 파주시 2기 도시재생대학을 수료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뒤 1월 자발적으로 ‘꽃부리 큰마을’ 주민공동체를 구성했다. 꽃부리 큰마을은 ‘2020년 파주시 마을살리기 공모사업’에 참여하며 방범 취약지 노후 건축물과 골목길 개선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과거 번화하던 시절과 쇠퇴, 그 속에 주민의 삶’을 주제로 우리마을 기억하기 사진전도 기획하고 있다. 마을주민의 마음을 헤아린 지역 교회는 자발적으로 전시행사 장소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영태5리 마을주민은 올해도 통일로 주변에 피어날 코스모스를 생각하며 옛 정취를 다시금 느껴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조금씩 마을 살리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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