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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락에 "원유ETF 사볼까"… ‘롤오버’ 비용 따져봐야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19 16:33

수정 2020.04.19 16:33

유가 급락에 "원유ETF 사볼까"… ‘롤오버’ 비용 따져봐야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유가가 오르면 수익이 나는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순자산 가치가 크게 늘어난 상위 10개 ETF 가운데 2개가 원유 관련 상품이다.

'KODEX WTI원유선물(H)'의 순자산 가치는 2503억원 증가했고,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1072억원 확대됐다. 3월 이후 이달 13일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금액은 각각 6187억원, 2038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유가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거래 규모도 급속히 늘어났다. 3월 이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KODEX WTI원유선물(H)'이 815억원, '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260억원이다.
두 상품 모두 원유 현물이 아닌,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어서 이를 교체해주는 롤오버(rollover) 전략에 따라 상품의 가격 움직임이 다르다.

매달 원유선물 만기가 다가오면 '최근월물'을 팔고, '차근월물'을 매수하는 롤오버를 하는데 선물이 현물보다 비싼 '콘탱고(contango)'가 나타나면 해당 가격차이 만큼 롤오버 비용이 발생한다.

'KODEX ETF'는 롤오버시 최근월 선물을 팔고 차근월 선물을 사는 방식을 쓴다. 'TIGER ETF'는 최근월물과 차근월물의 가격차가 0.5% 미만인 경우 차근월물로 롤오버하지만 가격차가 0.5% 이상이면 12월물로 롤오버한다. 'KODEX ETF'는 지금과 같이 유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가격 변동성을 잘 반영하고, 'TIGER ETF'는 변동성 장세에서 롤오버 비용에 따른 가격하락 효과를 잘 방어한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 2월 말 대비 'KODEX WTI원유선물(H)'은 -49.18%(13일 종가 기준), 'TIGER 원유선물Enhanced(H)'은 -43.65%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선물이 최저점(20.09달러)을 기록한 지난달 30일 기준으로는 'KODEX WTI원유선물(H)'이 15.36%, 'TIGER 원유선물Enhanced(H)'은 24.66%의 수익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 변동성이 커 6월 선물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두 상품의 롤오버 전략 차이에 따른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는 힘들다"며 "분명한 점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롤오버 비용으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이 클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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