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만, 중국 등 동아시아 경제 대국들이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크게 늘어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LNG 가격이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셰일혁명으로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이동했듯이 동아시아 경제대국들도 같은 흐름의 에너지 전환을 이루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 매체는 이들 3국의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속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빨라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2월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에너지 시장에 불어닥친 변화가 이같은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LNG 가격이 사상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석탄 가격이 LNG 가격을 추월했다.
공급이 확대된데다 코로나19로 수요가 뚝 떨어지면서 동아시아 LNG 가격 기준물인 일본한국 마커(JKM)는 지난해 10월 이후 64% 폭락했다.
지난달말 현재 LNG 1백만 BTU 가격은 2.43달러로 같은 열량의 호주산 석탄 가격 2.56달러를 밑돌았다.
덕분에 동아시아 각국의 청정에너지 전환 계획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대만은 2025년까지 전력 생산의 절반을 천연가스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대신 석탄발전 비중은 2017년 50% 수준에서 3분의1 미만으로 낮추기로 했다.
대만 국영 대만전력은 지난해 사상처음으로 LNG 발전이 석탄 발전규모를 앞질렀다. 국영 에너지 업체 CPC는 이달 LNG 공급 가격을 전년동월비 25% 가까이 떨어뜨렸다.
한국도 지난달 60개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28곳을 일시적으로 가동중단했고,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연내 추가 가동중단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2017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석탄 화력발전소 신축을 금지하고 낡은 석탄발전소는 퇴역시키기로 했다. 미 에너지경제·금융분석연구소(IEEFA)에 따르면 한국은 석탄 수입 관세를 28% 올리는 대신 LNG 수입관세는 75% 감축해 LNG를 장려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플랫츠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석탄수입은 전년비 20% 넘게 줄어드는 반면 LNG 수입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2017년과 2019년 대도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석탄을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적극적인 정책전환에 나섰다.
브리티스페트롤리엄(BP)에 따르면 10년전 72%였던 석탄 비중은 2018년 58%로 하락했다. 지난해 에너지안보를 이유로 반석탄 정책을 일부 완화하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천연가스 비중을 확대하는 흐름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는 이미 LNG 발전이 전력생산 비중에서 가장 높다. 전체 발전의 40%가 LNG에서 나온다. 석탄발전소 신설이 어려운데다 원자력발전소 추가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LNG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천연가스는 그동안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이들 동아시아 국가에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었다. 천연가스 공급이 수요를 충당하기에 크게 부족할 뿐만 아니라 비쌌기 때문이다.
일본, 한국, 대만은 천연가스가 아예 없고, 중국에서는 일부 생산되기는 하지만 석탄만큼은 아니다.
50년전 일본이 세계 최초로 천연가스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수입하기 시작한 이후 LNG는 대기오염 물질은 화석연료 가운데 가장 낮은 연료이지만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액화처리 비용에 비싼 운반선을 통한 수송은 LNG를 석탄보다 몇배나 비싼 연료로 만들었다.
한편 WSJ은 석탄에서 LNG로 전환 최대 걸림돌은 안정적인 공급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석유·가스업체들의 투자가 계속해서 위축되면 천연가스 공급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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