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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측 방위비 제안 거절"..'13%+α' 대안 마련나서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1 15:46

수정 2020.04.21 15:46

"한국은 부자나라...더 큰 비율 지불해야"
결국 치적 보여주기...분담금 상징성 필요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안을 거절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양국간 방위비 협상이 막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 언급에 대한 의미와 배경 등 분석에 나서는 한편 향후 추가 협상에 대비한 전략적 플랜짜기에 돌입했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한국이 우리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내가 거절했다"며 "우리는 우리가 하는 것의 큰 비율로 지불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측 제시 금액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전년대비 13% 인상안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이달 초 방위비 분담금을 13% 올리는 안이 트럼프에게 올라갔지만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진정을 위해 우리측에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한미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이 전략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일각의 시각을 부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매우 부자 나라"라며 "한국이 1년에 10억달러를 지불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일부"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추가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전략적 마인드가 내재된 발언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이 코로나19 방역물품을 지원한 것과 방위비 협상은 전혀 별개의 의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관측된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는 "코로나19 대응문제로 인해 트럼프의 지지율이 하락했는데 정치적인 이슈로 이를 만회하려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 방역문제로 한미관계가 좋지만 원칙적인 문제에서는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제시한 제안을 거절했다면서 한국이 더 많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방위비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액수를 제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2020.04.21.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제시한 제안을 거절했다면서 한국이 더 많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방위비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액수를 제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2020.04.21.
외교부는 향후 한미간 추가 협상에 대비, 전략적 숙고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연말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실업률 등 각종 실물 경제 지표 하락 등으로 지지율 제고에 고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전략적 입장이 반영된 만큼 '현실적 대안'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트럼프가 방위비 협상의 지침을 준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잠정타결은 의미가 없다"며 "트럼프가 유권자들에게 내세울 수 있도록 역대 최대폭 인상이나, 다년에 걸친 인상으로 일정 수준 충족시키는 등의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방위비 협상때 18.2%, 5차때는 25.7% 정도 인상됐다"고 전한 뒤 "(한미간 조율이 가능한 선에서) 상징성을 가질 수 있는 숫자로 트럼프에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