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이것이 국민 중심 적극행정의 참모습 [대한민국 공무원상]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1 19:11

수정 2020.04.22 08:49

당신의 열정을 칭찬합니다
딸기 신품종 개발해 농가소득 올린 공무원
폭발사고 현장서 생명 구한 해양경찰
화재원인 밝히고 법령 개정 이끈 소방관
올해 '대한민국 공무원상' 80명 선정
전남 담양군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연구과 이철규 지방농업연구관이 본인이 직접 개발한 딸기 품종을 소개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전남 담양군 농업기술센터 미래농업연구과 이철규 지방농업연구관이 본인이 직접 개발한 딸기 품종을 소개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해양경찰청 울산해양경찰서 박철수 경사가 작년 9월 울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선박의 승선원 구조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해양경찰청 울산해양경찰서 박철수 경사가 작년 9월 울산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선박의 승선원 구조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전라남도 화순소방서 박석호 소방위가 트랙터 내부를 확인 점검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전라남도 화순소방서 박석호 소방위가 트랙터 내부를 확인 점검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공무원'이란 단어를 접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까. 2년 전 인사혁신처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00명 중 594명은 '안정적·정년·연금'을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로 택했다. '철밥통·무사안일'도 238명(복수 응답)이 골랐다. 반면 '성실·노력·열심', '전문적·능력 있음'은 각각 97명, 83명에 그쳤다.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이같은 국민들의 생각을 뒤집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특히 매년 한차례씩 '성실하고 노력하는, 전문적이고 능력 있는 공무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바로 '대한민국 공무원상' 수상을 위해서다. 올해도 공무원 80명이 적극행정을 인정받아 훈·포장과 특별승진·승급 등 인센티브도 챙기게 됐다.

■올해 6번째, 총 499명 수상

인사혁신처는 21일 국민이 직접 검증한 '대한민국 공무원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국민을 위한 헌신과 적극적인 업무수행으로 탁월한 공적을 세운 80명이 선정됐다. 인사처가 주관하는 상으로 올해 6회째다. 지금까지 총 499명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별승진, 특별승급, 성과급 등 평소 얻기 힘든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터라 공무원들이 가장 받고싶어하는 영예로운 상이다.

올해는 59개 기관에서 265명을 추천 받았다. 총 수상자 80명 중 국민추천 수상자가 10명을 차지했다. 작년 6명 보다 늘었다. 세부 수상 내역은 훈장 7명, 포장 10명, 대통령표창 31명, 국무총리표창 32명 등이다. 이들 수상자의 주요 공적을 소개한다.

■딸기품종 개발 '로열티 37억 절감'

광주시 광산구 이재은 지방사회복지주사는 국내 최초 전력·통신 사용 패턴 분석을 활용해 독거노인, 1인 중장년층 등 고독사 예방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한 공을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다. 이 주사가 발로 뛴 덕분에 한국전력공사, SK텔레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등 굵직한 기관들이 업무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현장실사에 응한 한국전력 직원은 "전력·통신을 이용한 노인 케어시스템 시범사업은 빅데이터 및 AI분석, 개인정보 보호 등 고난이도 업무로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일하게 광산구 우산동에서 적극 참여해 성과를 창출한 사례"라고 평했다.

딸기 품종을 개발해 연간 로열티 37억원을 절감하고 농가 소득을 올린 공으로 포장을 받은 사례도 있다. 전남 담양군 농업기술센터 이철규 지방농업연구관은 지자체 최초로 딸기 신품종 '죽향·담향·메리퀸을 개발해 지식재산권을 획득하고 로열티 경감했다. 국내 특허 3건, 베트남, 프랑스, 네덜란드, 미얀마 등 해외품종출원도 4건에 달한다. 이 연구관은 국민이 직접 추천한 수상자다. 그를 추천한 딸기전문지도연구회 관계자는 "지역 특성에 맞는 고품질의 딸기 신품종을 개발해 농민에게 희망을 주고 담양딸기를 딸기의 본 고장인 유럽에 소개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으로 딸기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가락동 경매사이트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담양 딸기 '죽향'은 당도, 경도가 높아 타 품종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었다.
이것이 국민 중심 적극행정의 참모습 [대한민국 공무원상]


■울산 폭발·화재 선박 64명 구조

국민 안전 최일선에 배치된 현장공무원도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울산해양경찰청 박철수 경사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펼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박 경사는 작년 9월 울산 염포부두 선박 폭발·화재사고 당시 가장 먼저 도착해 선내에 진입해 승선원 64명을 전원 구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달 태풍 타파로 표류 중인 선박의 선원을 심폐소생술로 살렸고 2018년 7월에는 높은 파도로 갯바위에 고립된 낚시자 3명을 전원 구조하기도 했다.

전남 화순소방서 박석호 소방위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화재조사관인 그는 꼼꼼한 현장조사로 제도 개선까지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박 소방위는 농기계 화재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전선보호 장치 적용 법제화' 등 제도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조류인플루엔자 등 대비를 위한 습수용 장비도 개발해 재난·재해 대응 효율도 높였다. 박 소방위도 국민 추천 수상자다. 한국화재감식학회 관계자는 "농민들이 수입차보다 더 비싼 농기계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지만 화재원인을 알 수 없어 수억원의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던 사례를 관계기관 설득을 통해 법령 개선까지 이끌어 냈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공직자의 참 모습… 공직사회 귀감"

인사처는 이들 수상자를 포함한 총 80명의 공적을 유튜브, 각종 포털에 공개해뒀다.
특히 인사처 홈페이지에 '자랑스러운 공무원 이야기'에 접속하면 더 많은 자료를 체계적으로 접할 수 있다.

각 기관에서 교육 자료로 적극 활용토록하고 공직 지망생을 위해 진행되는 공직박람회에서도 강연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황서종 인사처장은 "수상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적극적인 자세로 일하며 공직자의 참 모습을 보여 주신 분"이라며 "앞으로도 인사처는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인 적극 행정을 통해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고 국민들이 웃음 짓도록 노력하는 공무원을 선발해 공직 사회의 귀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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