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앞으로 사이다가 많습니다. 많이 힐링되는, 인생을 생각하는 경험이 되는 드라마가 되시길 바랍니다." (김희애)
'부부의 세계' 주연배우들이 드라마가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게 된 데 대한 소감을 밝혔다. 본격적인 2막 시작을 앞두고 김희애와 박해준에게서 드라마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들어봤다.
24일 유튜브를 통해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 모완일) 기자간담회가 생중계됐다.
'부부의 세계'는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가 원작으로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1회 6.3%로 시작해 2회만에 10%를 돌파, 8회에 20.1%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김희애가 연기하는 지선우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지위와 명성, 남편의 사랑까지 완벽해 보였던 행복에 균열이 시작되면서 변화를 겪게 되는 인물이다. 남편 이태오와 우여곡절 끝에 이혼하고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의 양육권도 지키게 되지만, 고산으로 다시 돌아온 이태오 여다경으로 인해 또 한 번 파국을 향해 움직이게 된다.
이날 김희애는 '부부의 세계'의 놀라운 인기를 아직 실감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얼떨떨한 것 같다"면서 "인기 비결은 글쎄. 제가 알고 싶다. 한 가지 딱 뭐라 꼽긴 뭐할 것 같다. 여러가지 것이 저희도 모르게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한다"고 털어놨다.
또 김희애는 "원작부터 주현 작가님 글, 카리스마 있는 모완일 감독님의 리더십, 스태프들 한분 한분이 배우들과 연기해주는 것 처럼 혼연일체로 조용하고 조직적으로 가고 있다"며 "배우로서 복이 많았던 것이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이 촬영날 나오면 행복해 한다. 촬영하고 돌아가는 게 서운할 정도다. 그런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완벽하다"고 운을 뗀 후 "오랜만에 드라마를 해서 현장 분위기가 바뀐 건가 했다. 주위에서 말씀하시면 저희 촬영장이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런 결과가 있는 게 아닐까 한다. 촬영할 땐 집중하고 끝나면 화기애애 하다"고 전했다.
또 김희애는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정을 언급했다. 그는 "박해준 한소희 채국희 김영민 등 저희 드라마엔 미운 캐릭터가 많은데 한분 한분이 몸을 사리지 않는다"며 "내가 어떻게 보일까 하는 것 없이 정말 그 역할에 빠져서 해서 존경스럽고 그분들께 박수쳐드리고 싶다"고 칭찬했다.
박해준이 극 중에서 맡은 역할은 영화감독이자 엔터테인먼트 사업가인 이태오다. 이태오는 여다경(한소희 분)와 불륜을 저지르고도 "사랑한 게 죄는 아니다"라는 말로 지선우에게 큰 상처를 준다. 지선우와 이혼 후 여다경과 재혼해 딸까지 낳고 새 가정을 꾸린 뒤 고산에 돌아오고, 지선우에게 복수하려 한다.
먼저 박해준은 "(여다경과의 불륜으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 어쨌든 감사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어 "아직 드라마가 방송 중인데 앞으로 어떤 얘기들이 나올지 궁금하다. 얼떨떨하다"면서도 "많이들 좋아해주신다. 여기저기 축하 전화도 해주시더라. 대체 뭘 축하해주셨는지. 욕을 많이 먹어서. (웃음) 욕 먹을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 관심 가져주실지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준다는 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박해준은 "워낙에 감정에 몰입해야 하는 순간이 많은 작품이라 조금 경직되거나 하는 부분을 풀고 싶었다. 어쨌든 즐겁게 촬영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스태프 분들과 일하는 게 너무 즐겁다"고 고백했다.
현재 댓글은 보고 있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첫방 나가고 부터 죄송한 얘기지만 댓글을 안 봤다. 많이 흔들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전엔 봤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고 "1회 나가고 안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 찍을 부분을 더 생각하고 댓글을 자제하는 게 좋지 않겠나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댓글이 있는데 귀를 닫고 빨리 잊으려 스쿼트를 50번 했다"며 "주변에서 많이들 물어봐주셔서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밖에서 만나면 '날 보고 어떤 생각하고 계시면서 반가워하시는 거지?' 이런 생각이 든다. 너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서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렇다"고 말했다.
또 이태오를 연기하면서 '이건 아니지' 했던 대사로는 "이태오를 연기 하면서 대본이 있으니까 하긴 하는데 '어떤 순간은 너무 하잖아,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태오를 대변하고 변호해줄 사람이 저밖에 없는데 이 사람 진짜 힘들게 산다 생각하고 약간의 동정심을 갖고는 있다. 그런 생각 많이 했었다"고 덧붙였다,
내연녀이자 이젠 이태오의 아내가 된 여다경을 연기한 한소희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김희애는 "한소희씨는 드라마에서 아름다움을 담당하고 계시다. 소희씨는 천상계 미모를 갖고 계시다"면서 "한소희씨는 너무 열정도 뜨겁고 배우로서 이미 완성이다. 벌써부터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 제 나이면 어떤 배우가 될까 상상이 안 갈 정도로 굉장히 열심히 한다. 마스크, 몸매 어디 빠지는 데 없이 완벽하다"고 극찬했다.
또 여다경이 지선우의 뒤통수를 가격하는 장면에 대해 김희애는 "물론 현장도 화기애애 했고 재미있게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해준씨나 한소희씨한테 거리를 두고 있다. 감정이 깨질까봐"라며 "소희씨가 인사 잘하고 예쁘고 좋은데 조금 거리를 좀 두려고 한다. 그래야 감정이 깨지지 않는다. 박해준씨도 유머러스하고 소희씨도 털털한데 세 사람다 내성적인 면도 있다. 외향적이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박해준도 "한소희는 너무 예쁘다"며 "그 친구가 가져온, 홀로 서서 뭔가 해나가는 모습이 여다경이라는 인물과 닮았다. 여다경이 부잣집 딸이지만 그 인물이 갖고 있는, 자립하는 느낌들이 있다. 그런 것들이 그 친구의 모습에서 많이 보여서, 잘 맞아서 좋은 것들을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몰입이 돼있는 상태가 제 자신이 부끄러울 때가 많을 정도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희애는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해낸 점에 대해 "옆에서 다 도와주시고 안전하게 촬영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무서웠던 마음도 있었는데 사람 마음이 여러가지더라. 굉장히 힘도 나고 재미있기도 했다. 감정을 몰아가기에는 그런 액션이나 이런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서 아프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시청자 분들도 세다고 하실 수 있을 텐데 모든 신이 다 그랬기 때문에 인상 깊었고 배우로서 도전하는 맛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희애는 6회에서 이태오에게 폭력을 당하는 지선우의 장면을 언급하며 "그런 장면은 배우 혼자만 만들 수 없다. 모든 게 쌓여서 그런 순간을 맞게 되는 것이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의 베스트 신 3를 꼽으라면 그 중에 하나가 12회에 나오는 것 같다. 저한테는 6회의 그 장면, 강에서 몸쓸 엄마처럼 행동하는 것도 가슴 아프다. 12회에도 스토리가 몰아치면서 절정과 위기를 맞게 된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 장면을 어떻게 찍나 했었다. 모든 걸 맡겨보자 했는데 상대배우, 모든 스태프들 혼연일체 돼서 무사히 잘 찍었다. 저는 연기할 때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 전에 모니터 앞의 스태프들에게 먼저 감정 전달이 안 되면 실패라 생각한다"며 "감독님도 원래 말을 아끼시는 편인데 그 신 찍고 너무 좋았다고 말씀 많이 해주시더라. 시청자 분들도 각각의 취향이 있기 때문에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스태프들에게 그런 느낌 줬다는 것에 행복하고 만족해서 그 신을 꼽고 싶다"고 설명했다.
박해준은 1회 엔딩을 꼽으며 "이 작품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게 미궁에 빠지는 마지막 장면인데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고, 김희애는 "그 신도 저도 기억에 남는데 배신감 허탈함 등 복잡한 감정이 몰려들어와서 저도 모르게 그런 얼굴과 표정이 만들어졌다"며 "대본이 저한테 이질감 없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그 상황이 연기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다경이 제 머리를 때린 것과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 등 너무 많다"고 말하며 웃었다.
또한 6회 촬영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김희애는 "아들과 소양강에서의 신도 기억에 남는다. 그때 너무 추워서 귀 잘리는 줄 알았다. 병원에서 이태오를 피해 도망가느라 외투도 없었지만 핫팩을 붙였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박해준도 "그래서 저는 웬만하면 코트 챙긴다"고 응수해 웃음을 더했다. 김희애는 "너무 추운 날 찍는데 죽는 줄 알았는데 아들 (전)진서가 너무 연기를 잘 준비해왔다. 그 전날 일요일이었는데 다음날 이 신 때문에 안 나가고 대본만 봤다는데 '역시나'더라. 더불어서 저도 좋은 감정이 나와서 잊지 못할 신이었다"고 애정을 보였다.
이들이 꼽는 가장 큰 분노를 유발하는 캐릭터는 누구일까. 김희애는 "지선우는 어쩌면 부담스러운 캐릭터다. 어떻게 해야 하나, 연기 하면서도 어떻게 할수 없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어 "신 바이 신으로 최선 다해서 대본대로 했었다. 출연자 모두가 저와 비슷한 마음"이라며 "설명숙, 손제혁, 박인규 모두 악역인데 너무 사실감 있게 연기해주셨다. 이렇게 날 것으로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몸을 안 사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해준은 "저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욕 먹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선우를 꼽겠다. 이태오를 굉장히 괴롭히는 인물로서 지선우를 고발한다"고 소리쳐 좌중을 폭소케 했다. 김희애는 "박해준씨가 제일 욕받이가 되기 위해 온몸에 폭탄을 싣고 폭주기관차처럼 달려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후반부 키를 쥔 인물은 누구일까. 김희애는 "결국에는 지선우에게 도움 주시는 분들 계셨지만 지선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고, 박해준은 "저는 키를 쥐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인물은 준영이 인 것 같다. 준영이가 개인적으로 많이 갈등하고 흔들리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부부의 세계'는 어떤 드라마로 남을지, 이에 대한 배우들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희애는 "처음 시작할 때 많은 분들이 보시는 드라마는 아니라 생각했다. 장르가 있고 19금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온가족이 모여서 보는 드라마는 아니고 조용히 생각하며 볼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 가질 수 있는 드라마라 생각했다"며 "남녀노소 모든 분들이 좋아하실 거라 생각은 못했다. 그런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고 큰 사랑 주셔서 얼떨떨하더라"고 털어놨다.
또 김희애는 "그래서 방송이 2주 정도 나갈 때까지만 해도 안 믿었다. 젊은 스태프 분들이 '친구들도 이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해도 '과연 진짜일까' 했다. 너무 놀랍다"며 "저희 배우들은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이런 선물 주신게 아닐까 너무 큰 힘이 된다. '부부의 세계'는 정말 선물이다. 뜻하지 않은, 기적 같은 선물이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사이다가 많다. 많이 힐링되는, 인생을 생각하는 경험이 되는 드라마가 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해준은 "주변에 부부인 분들이 많은데 이 드라마를 같이 보면서 간단히 맥주한잔 하시면서 더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이 드라마로 인해 서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것들이 너무 한편으로 나쁘지 않겠다고 위안이 됐다. 그렇게 보시니까 참 고맙기도 했다"며 "이 드라마가 좋은 영향이 있을 거란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사실 걱정이다. 여기서 풀어놓은 모습들이 너무 많아서 다음에는 뭘 해야 할까 걱정이기도 한다. 끝이라고 생각할 만큼 많은 사랑 받으니까 이걸로 끝내도 되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한편 '부부의 세계'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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