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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 허리디스크, 수술 꼭 해야 할까?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5 04:00

수정 2020.04.25 03:59

[척추·관절 100세 설계] 허리디스크, 수술 꼭 해야 할까?


[파이낸셜뉴스] 허리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은 A씨(54·남)는 허리 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처음 간 병원에서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며 수술치료를 권유 받았고, 지인의 소개로 찾은 또 다른 병원에서는 비수술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지켜봐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전혀 다른 치료 계획에 A 씨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고민에 빠졌다. 어떤 게 맞는 걸까?
A씨의 경우, 필자라면 수술 치료보다는 비수술 치료로 경과를 지켜보는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다. 보통 허리만 아픈데 수술을 하는 경우는 드물고, 다리까지 심하게 아플 경우에 수술이 필요하다. 단, 만성요통이 있는 경우, 수술이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 이때는 환자의 연령과 환경 등을 고려해 의사가 잘 판단해야 한다.


같은 검사 결과를 가지고도 의사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른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할 때, 눈에 보이는 증상 외에도 환자의 연령이나 생활습관, 환경 등을 고려해 치료방향을 결정하게 되기 때문에 병원이나 의사마다 통일된 의견이 나오기란 어렵다.

더구나 척추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관련 정보나 수술 후기들을 공유하면서 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나 불안감을 갖고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의료진으로서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게 불편할 때가 많다.

물론 디스크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라면 약물치료, 도수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도 증세를 호전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보존적 치료방법을 먼저 시행하는데, 이런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터져 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압박해 반드시 제거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

예전에는 허리 수술 잘못 받으면 하지마비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있어 허리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의료기술의 획기적인 발전과 함께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의료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그간 척추 수술에 있어서도 많은 기술 발전이 이루어졌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도 최소침습적 수술 방법으로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특히 척추 내시경 디스크 제거술은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으로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디스크를 제거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디스크나 주변 조직에는 손상이 가지 않는다.
또 피부 절개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피부와 근육의 손상이 적어 회복이 빠르고, 수술 다음날 바로 퇴원이 가능해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허리디스크는 치료 후에도 생활 습관이나 노화, 사고 등 다양한 원인으로 재발하는 경우가 있어 치료 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으로 허리를 지탱해 주고 있는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홍영호 원장(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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