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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해외 6·25 참전용사에 마스크 보은, 국격 높일 기회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4 17:44

수정 2020.04.24 17:44

정부는 6·25전쟁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총 100만장의 마스크를 공급하기로 했다. 24일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향후 마스크 수급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수요처에 대한 해외반출은 국내 공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고통을 겪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해외 22개국 참전국 용사들에게 마스크를 보낸다는 정부 방침에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참전국 및 참전용사에 대한 보은과 더불어 코로나19 방역전에서 높아진 우리의 국격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이니 양수겸장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내부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6명으로 지난 18일 10명대로 줄어든 뒤 6일 연속 10명대를 유지했다.
또 지난 3월 16일 이후 39일 만에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뜻깊은 날이다. 마스크 수급에도 숨통이 틔었다. 일일 마스크 공급량이 1000만장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조만간 1500만장까지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공적마스크 판매약국의 90% 가까이가 재고를 갖고 있어서 다음 주부터 1인당 구매량을 3장까지 늘리기로 했다.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생명을 건 헌신을 70년 만에 메이드 인 코리아 마스크로 갚을 수 있다면 머뭇거릴 까닭이 없다. 문제는 방역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인도적 목적의 마스크 수출을 여론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변수다. 삐걱대는 한·미 관계,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를 회복할 기회로 활용하자는 구상이 깔려 있다.
다행히 여론조사 결과는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에게 여력이 있다면 국제사회에 적극 기여해야 한다.
국격 제고는 자연스럽게 뒤따라 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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