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주는 기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6 18:31

수정 2020.04.26 18:31

[특별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주는 기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우리가 그동안 역사를 구분할 때 사용해오던 기준마저도 바꿔 놓을 기세다. 앞으로 우리는 역사책에서 기원전(BC)과 기원후(AD)라는 단어 대신 코로나19 사태 이전(BC:before covid19)과 이후(AC:after covid19)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불가피한 변화에 대해 많은 예견을 내놓고 있다. 언론에서는 다시 코로나19 사태 이전 삶의 방식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다소 절망적인 이야기까지 쏟아내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이 현 세대만의 불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인류 역사 자체가 전염병과 싸워 온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원전 1500년 인도에서 발병해서 잉카제국을 무너뜨린 천연두, 중세 유럽의 사회경제구조마저 뒤흔든 흑사병, 제1차 세계대전보다 3배 이상 많은 사망자를 낸 스페인독감을 비롯해 최근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 언뜻 기억나는 것만 나열해 보아도 그 종류가 상당하다.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될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인류가 한발 앞서려면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많은 시사점을 얻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우리에게 어떤 기회를 주는 것일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진단키트, 백신 등 혁신기술을 가진 바이오기업 출현을 가속화하고 바이오산업 등 혁신 창업기업들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반도체, 자동차 등을 대체할 미래먹거리를 찾아왔으며 이번에 혁신 바이오기술의 상당한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해외 많은 국가들이 진단키트 공급을 요청하고 있고, 우리나라 코로나19 진단기술이 국제표준이 된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널리 알려진 대로 바이오, 정보기술(IT)을 비롯한 혁신기업들은 그 어떤 산업보다도 모험자본 공급이 필요하다. 심지어 창업 후 수년간 매출이 전무한 상태에서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혁신기업들은 대출을 받기 위한 담보물이나 업력이 없으며, 각종 지원책만으로는 소위 '죽음의 계곡'을 버틸 수 없다. 그만큼 혁신기업들이 우리 자본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다행히도 정부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혁신기업에 성장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부산시는 지난해 말 한국금융투자협회와 함께 투자기반 네트워크 플랫폼 '머스트(MUST)'를 발족하는 등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머스트는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 자산운용사, 증권사가 한데 모여 기업 성장지원과 동시에 투자기회를 모색하는 자본조달 프로그램이다.
이름 그대로 혁신기업을 반드시 성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머스트 라운지를 중심으로 올해가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퀀텀점프의 원년이 되면 어떨까 하는 꿈을 꿔본다.
그것도 스타트업 허브, 세계금융의 중심지가 될 부산에서 말이다.

이승정 금융투자협회 부산지회장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