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언택트 (上)
코로나 영향 '재택생활' 현실화
극장가 개점휴업에 OTT 성황
생필품 구매도 온라인으로 해결
인프라 부족에 근무·개학 차질
코로나 영향 '재택생활' 현실화
극장가 개점휴업에 OTT 성황
생필품 구매도 온라인으로 해결
인프라 부족에 근무·개학 차질
#1. 외국계 직장을 다니는 민모씨(33)는 재택근무를 한 지 한달이 넘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소강 상태를 보이며 정상화 이야기도 흘러나오지만, 미국 본사 측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재택근무 지속을 고려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민씨는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며 동료들의 휴가도 줄어들었다. '집에서 일하는데 연차를 쓴다'는 시선도 있기 때문"이라며 "정상 근무보다 어려운 점이 많아 경영진도 답답해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2. 직장인 윤모씨(31)는 지난 주말 넷플릭스를 통해 신작 영화 '사냥의 시간'을 감상했다. 이 영화는 코로나19로 개봉이 무산된 뒤 넷플릭스를 통해 독점 공개됐다. 영화 감상이 취미인 윤씨는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이 사실상 '개점 휴업'에 접어들자 지난 달부터 집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다.
■ '재택 생활' 현실로… 부작용도
집에서 일과 학업을 해결하는 '재택 생활'이 코로나19로 인해 현실로 다가왔다. 다만 갑작스러운 전염병 발병으로 인해 급하게 실시되는 '재택 생활'은 다양한 부작용을 불러왔다.
직장인의 경우 업종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근무 빈도의 차별이 심각했다. 학생의 경우 온라인 개학에 따른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진통을 겪으며 '엄마 개학'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27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이달 초 기업 1089곳을 대상으로 업종별 재택근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사무직 비중이 높은 금융·보험(73.3%) 정보통신(58.8%)과 제조업 중심인 기계·철강(14.3%) 건설(20.8%) 제조(29.7%) 업종 간 큰 차이를 보였다.
정부에서도 재택근무 기업에 혜택을 주는 등 독려에 나서고 있지만, 업무 형태 상 출퇴근이 불가피한 직종은 정상 근무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들 직종 종사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협은 물론,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나왔다.
제약회사 연구직인 이모씨(30)는 "직장에서 연구를 하지 않으면 재택근무로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며 "어쩔 수 없는 것은 알지만, 재택근무가 부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고 전했다.
이달 9일부터 실시한 온라인 개학 적응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학생의 출석부터 수업 자료, 학업 독려까지 학부모가 해결해야 하게 돼 '엄마 개학'이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올해 초등학교에 진학했다는 학부모는 온라인 맘카페에 "학교 개념도 없는데 수업을 시키려니 아이도 짠하고, 옆에서 가르쳐 주려니 따르지 않는다"며 "(코로나19로 위험하니) 어쩔 수는 없지만, 엄마가 학교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 취미·쇼핑도 '언택트'
'재택 생활' 속에 코로나19는 경제생활과 취미도 바꿔 놨다. 극장가는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2월 14~16일 주말 3일 간 157만명을 기록했던 극장가는 두 달 후인 지난 4월 24~26일 관객수 11만명에 그쳤다. 관객 93%가 사라진 셈이다. 일부 대형 극장 체인은 1개월 간 극장 문을 닫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집 속 극장'인 온라인동영상 (OTT) 서비스를 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넷플릭스는 1분기 신규 가입자가 1577만명으로 기대치보다 두 배 이상 웃돌았다고 밝혔다.
'언택트 사회' 속에서 대형마트나 백화점 대신 온라인 쇼핑을 통해 생필품을 해결하는 일도 더욱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7.5% 감소했지만,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34.3% 급증했다. 이는 통계 개편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대면접촉 대신 온라인을 통한 배송수요가 증가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로 패션·잡화는 감소했지만, 생활·가정, 식품 등 필수재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