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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출신 첫 심사역'이 바라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벤처 생태계는?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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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엠텍(091120), 아이진(185490), 켐온(217600)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사진=박범준 기자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약사 출신 첫 벤처투자 심사역'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가 가진 타이틀이다. 아르바이트로 의약 관련 번역일을 하다가 '벤처캐피털(VC)'에 대해 우연히 알게 됐고 2001년 한국바이오기술투자에 입사하며 VC업계에 입문했다. 임상연구기관(CRO)인 켐온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2009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합류했다.

■"코로나19는 또 다른 기회"
최근 서울 영동대로 아셈타워에 위치한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만난 황만순 CIO는 '코로나19'로 입을 뗐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그동안 스스로를 너무 무시했던 것 같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전세계가 괴로워하지만,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 CIO는 "외국이 한국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지금은 진단 분야만 수출하고 있지만, 진단을 잘하는데 신약이라고 못할 것이라 생각하겠나. 국내 바이오기업에 대한 글로벌 이미지 자체가 좋아지고 있다. 글로벌 진출의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전엔 우리 포트폴리오사들의 사업계획서를 해외 VC에 보내면, 1페이지도 읽지 않고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만큼 편견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황 CIO는 "글로벌시장에서 바이오테크로 성공한 전문가들을 불러서 국내 바이오 벤처 10곳을 소개한 적이 있다"며 "그들은 '기대도 안 하고 온 이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신약연구를 하는 아이진을 보고선 '결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전세계에서 제일 잘한다'고 극찬을 내놨다. 오히려 그들이 국내에 와서 에이엠사이언스 같은 연구개발업체를 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게도 중간의 중간거점 시장으로 보여주면 더 매력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좋은 재목이면, 끝까지 간다"
황 CIO는 바이오, 헬스케어 중심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았고, 2015년부터는 이를 기반으로 해외투자의 선봉장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최근엔 온라인 보안 스타트업 시큐레터을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부투자기관 RVC에 소개해, KDB산업은행과 함께 시리즈B 투자를 주도했다. 이 회사는 1~2년 내에 상장할 예정이다.

벤투인(벤처투자인)으로서 그의 강점은 무엇일까. 황 CIO는 "(스타트업이) 좋은 재목이라고 생각하면, 끝까지 간다"며 "회사의 성장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다. 회사 상황상 투자를 하지 않아도 6개월에서 1년씩 컨설팅 해준다"고 답했다.

앞서 언급됐던 아이진의 경우, 황 CIO는 상장하기 전에 3번의 투자를 결정했고 상장하고 나서도 한 번 더 투자를 했다. 현재는 사내에 스핀오프를 검토하는 기업까지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엠텍의 경우는 7번이나 팔로업 투자를 했다. '성장-상장-해외진출-스핀오프'의 흐름을 갖고, VC와 벤처기업이 파트너로 함께 성장하는 셈이다. 황 CIO는 "후배들한테도 '상장하는 날 던지기(매도) 하지 말자'고 한다. 오래볼수록 더 많이 알게 된다"며 "해외 VC들도 그렇다. 엑시트(회수) 했다가 다시 들어오기도 하고, 시리즈 A-B-C-D-E-F-G까지 동지처럼 가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VC-국내 벤처 '가교' 되고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황만순 CIO는 해외 VC, 벤처들과의 에피소드를 많이 이야기했다. 그의 눈은 항상 해외시장에 가 있었다. 황 CIO는 "미국 나스닥이나 유럽시장과 비교하면, 한국 코스닥 시장이 갖는 강점이 있다"며 "미국, 유럽시장은 기업가치가 1조원은 돼야 거래가 잘 된다. 그러나 우리 코스닥시장은 작은 규모의 기업들도 하루에 몇십만주가 거래된다"며 "이런 부분을 강조해서 해외 바이오 벤처기업을 코스닥에 상장시키려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VC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생각도 말했다. "어차피 한국 VC와 벤처펀드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돈만 투자하려해선 안 된다. 미국과 유럽의 VC는 500억원에서 1000억원 투자가 필요한 시장이다. 국내 VC가 갖고 있는 국내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면서 펀드에 참여해야 한다. 국내 VC가 국내 VC시장의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
황 CIO는 "앞으로 꿈 꾸는 건, 미국 등 해외 투자사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게 해서 그 나라의 정부와 기업과도 연결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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