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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또 폭락 '탱크톱' 임박.. WTI 6월물 만기 마이너스 전망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8 11:14

수정 2020.04.28 11:14

/사진=뉴시스 외신화상
/사진=뉴시스 외신화상


[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가 '탱크톱' 우려에 또다시 대폭락했다. 원유저장 공간이 가득차는 탱크톱이 임박했다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

유가 폭락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급감·공급과잉'이라는 근본적 원인에서 이제는 저장 공간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서부 텍사스원유(WTI)의 6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장 대비 4.56달러(24.56%) 폭락한 배럴당 12.78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이날 장중 11.88달러까지 밀렸다.



WTI 7월물도 14% 넘게 내려 배럴당 18.18달러, 8월물은 9% 이상 급락한 21.50달러를 가리켰다.

영국 북해 브렌트유 6월물도 6.76% 급락한 배럴당 19.99달러로 체결돼 다시 20달러 밑으로 내려 앉았다.

수요감소로 원유재고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원유저장 탱크가 가득 차는 '탱크톱'이 몇 주 남지 않았다는 불안이 시장을 압도했다.

지난주 나타난 마이너스(-) 유가의 여파는 근월물을 넘어 원월물까지 압박하고 있다. WTI 6월물 만기가 되는 5월 19일 또 다시 마이너스 유가가 출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인 'US오일펀드'는 이날 보유 중이던 WTI 6월물을 일제히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WTI의 실물 인수지점인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저장 탱크가 곧 가득찰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쿠싱은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이지만, 원유시장에서는 원유생산업체와 트레이더들의 거래가 이뤄지는 WTI의 허브다.

CNBC에 따르면 쿠싱의 저장 용량은 약 8000만배럴인데, 현재 저장량은 5970만배럴로 일주일새 10% 증가했다.

남은 공간에 넣을 수 있는 원유는 2500만배럴에 불과하다.

WSJ은 "현재 하루 1000만 배럴씩 괴물 같은 속도로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 비회원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5~6월 두 달간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하루 2000~3000만 배럴로 추정되는 수요감소에 대응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970만배럴 감산이 시작되더라도 재고가 가파르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CNBC의 짐 크래머는 "최대 유조선 회사인 노르딕 아메리칸 탱커의 허브조른 핸선이 (저장) 공간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면서 "유가가 왜 제로로 다시 떨어지지 못하겠는가,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6월물 WTI 역시 만기일(5월 19일)에 가까워질수록 마이너스권으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앞서 5월물 WTI는 만기일(4월 21일)을 앞두고 '-37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리스타드에너지의 비요나르 톤하우겐 원유시장 본부장은 CNBC에 "탱크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추가 감산과 같은) 행동이 수반되지 않으면 마지막 카운트다운으로 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