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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임기 못바꾼 통합당, 불완전 김종인 체제 승인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8 16:47

수정 2020.04.28 18:49

김종인 "어떻게 결정됐는지 모른다"
즉답 피하며 불쾌감 피력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직 수락 미지수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조경태 의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전국위원회 전에 열릴 예정이었던 상임전국위원회는 정족수 미달로 개최되지 못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미래통합당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조경태 의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전국위원회 전에 열릴 예정이었던 상임전국위원회는 정족수 미달로 개최되지 못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논란 끝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반쪽짜리 승인을 얻었다.

김종인 비대위를 놓고 28일 통합당은 하루 종일 분주히 움직였지만, 결과적으로 혼란만 양산했다.


당선인 총회에선 김종인 비대위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상임 전국위는 성원이 안돼 무산됐음에도 전국위가 강행돼 4개월 임시직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만들게 했다.

심재철 원내대표 겸 당대표권한대행은 새 비대위원장이 당헌 개정으로 임기를 바꿀 수 있음을 시사했으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에 즉답을 피하며 "어떻게 결정이 됐는지 알지도 못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힘들게 열린 전국위
통합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전국위를 열어 찬반 논쟁 끝에 참석한 323명 중 찬성 177명, 반대 80명으로,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가결시켰다.

앞서 열린 상임전국위에선 8월 전당대회 일정 변경을 위한 당헌 개정을 시도했으나, 전체 45명 상임전국위원 중 17명만 참석, 의결 정족수인 과반을 채우지 못해 무산됐다.

이후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명을 위한 전국위는 성원이 되면서 어렵사리 열렸다.

이 자리에선 8월 전당대회 일정 변경이 무산돼 8월말까지 임시 비대위를 맡을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명 여부를 놓고 찬성 진영 3명, 반대 진영 3명씩 입장을 밝히는 논쟁이 이어졌다.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조경태 최고위원과 김종인 체제를 주장하는 심재철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대표적으로 맞선 가운데 이들은 저마다 김종인 임명 찬반을 놓고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심재철 권한대행은 전국위에서 "8월 말까지로 된 임기 조항을 개정하고자 했지만 상임전국위에서 무산돼 당헌 개정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명시 임기는 새로 개정될 수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경태 최고위원은 전국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체제는 앞으로 계속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원래 비대위 목적이 혼란한 당을 수습하는 것인데, 지금 김종인 체제에선 계속 이런 논란이 발생할 수 밖에 없어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수락 여부 미지수
김종인 전 위원장 측은 이같은 전국위 결과에 불쾌감을 드러내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전 위원장 비서실장인 최명길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김종인 대표께서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은 전국위 결정에 실망했는지에 대해 "어떻게 결정이 됐는지 알지도 못한다"며 "나는 자연인"이라고 말했다.

명확하게 수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대선 경선 체제를 만들 내년 초까지 임기도 보장되지 않은채 반쪽짜리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한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김 전 위원장이 수락하지 않을 가능성도 일부 남아있어 통합당의 혼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도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찬반이 엇갈렸지만, 심 권한대행은 현역 의원들의 의견도 중요하다며 전국위를 강행했다.

이같은 심 권한대행의 행보에 반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장제원 의원은 총회 직후 "내가 볼 때 이 정도 되면 하면 안 된다"며 "리더십이 확보가 안 된다.
비대위가 이렇게 되면 나중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나 안해' 하고 나가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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