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살인은 맞지만 강도 살인은 아니다’…우발적 범행 ‘감형’에 초점

김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8 16:53

수정 2020.04.28 21:24

전주 30대 여성 살해범 진술 번복
살인·시신 유기는 인정…강도 혐의는 부인
강도살인 인정 때는 최대 사형
수천만원 도박 빚, 지인 등에게 급전 빌려
전주 30대 여성 피의자 범행 일부만 인정. 사진=뉴시스 DB
전주 30대 여성 피의자 범행 일부만 인정. 사진=뉴시스 DB


【파이낸셜뉴스 전주=김도우 기자】 살인은 맞지만, 강도 살인은 아니다.

왜 이렇게 자백했을까.

우발적 살인보다 강도 살인이 형량이 높기 때문이다. 전주 30대 여성 살해범은 이점을 노리고 있다.

전북 전주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는 체포 당시부터 줄곧 “억울하다”고 주장했지만 여러 범죄 정황을 들이대자 그가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다만 감형을 위한 노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A(31·남)씨는 전날 피의자신문에서 지인인 B(34·여)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사실을 인정했다.


범행 당시 피해자를 차에 강제로 태운 장면과 폭행하는 영상 등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확보한 게 결정적이었다. A씨가 숨진 B씨의 통장에 있던 48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점과 빼앗은 금팔찌를 자신의 아내에게 준 것도 빠져나오기 힘든 증거였다.

여기에 범행 장소마다 A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가 등록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자백이 없더라도 혐의를 입증할 물증이 충분했다.

범행동기도 명확하다. 피의자 A씨는 인터넷 도박으로 수천만원의 빛을 진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또 가족과 지인 등에게 급전을 빌려 쓴 정황도 범행동기라 할 수 있다.

이런 정황을 말하자 A씨는 “아내가 사준 우울증 약을 먹어서 기억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해까지 했던 그는 살인과 시신유기를 인정한다면서도 강도 혐의에 대해서는 끝까지 발뺌했다.

여성에게 빼앗은 것으로 추정되는 금팔찌의 출처에 대해서도 “그녀가 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이러한 태도 변화가 추후 재판 과정을 고려한 것이라고 법조계는 분석했다.

형법상 강도살인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의 형을 받지만, 단순 살인은 5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이르면 이날 오후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당초 A씨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었다.

964425@fnnews.com 김도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