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먹고 살기 위해' 알바 뛰는 학원장… '손님 없어' 노는 종업원 [코로나19 100일]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4.28 16:58

수정 2020.04.28 17:27

일상화된 언택트 (中)
한달 휴업 후 학원 재개했지만
재등록 원생은 절반도 채 안돼
사람 접촉 많은 음식·서비스업
고용시장 위축에 휴직자 급증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상권이 코로나19 여파로 텅 비었다. 사진=윤홍집 기자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상권이 코로나19 여파로 텅 비었다. 사진=윤홍집 기자
#. 어린이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윤모씨(40)는 생계 위협을 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 달간 학원을 휴업하다가 최근 어렵게 재개했지만, 감소한 매출은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직전에 55명이었던 원생은 현재 20명도 채되지 않는다. 윤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명동도 신촌도 코로나19에 무너져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외출이 감소하고 인구가 밀집된 실내 환경이 기피되다 보니 외식업, 서비스업, 교육업 등 가릴 것 없이 모두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서울 주요 번화가로 꼽히는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텅빈 처지가 됐고, 신촌과 홍대 등 대학가와 밀접한 상권은 '비대면 개강'이 진행된 언택트 사회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신촌과 이대에 소재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인근 자영업자 70%가 가게를 내놓았다"며 "특별히 좋은 자리가 아니면 권리금도 못 받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소상공인 폐업 점포 지원 신청 건수는 두 달 만에 1580건을 넘겼다. 한 달 평균 790건으로, 지난해 월평균 590건과 비교하면 35%나 증가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는 벼랑 끝에 놓인 영세 자영업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나섰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해 연 매출이 2억원 미만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월 70만원씩 2개월 간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미덥지근한 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장기간 휴업한 이후 받는 지원금이 한달 임대료조차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화여대 인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을 다 구제해줄 수 없다는 거 알고 있다"며 "당장의 지원금 보다 시장이 활성화되고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용시장 꽁꽁...일시 휴직자 폭증

경제가 위축되면서 고용시장도 얼어붙었다. 올해 3월 기준 일시 휴직자는 통계청에서 집계를 시작한 1982년 7월 이후 최대치인 160만7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일시 휴직자 수인 34만7000명에서 무려 363.4%가 폭증한 것이다.


통계청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대면 접촉이 필요한 음식업, 서비스업, 교육업 등에서 일시 휴직자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을 대상으로 매달 50만원씩 최장 3개월간 지급하는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을 우선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도 많아 일정 부분 논란은 불가피해보인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3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고용 충격으로 위축된 경제 활동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길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