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포스트 김정은 시대, 미리 시나리오 짜자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7 17:09

수정 2020.05.07 17:09

[기자수첩] 포스트 김정은 시대, 미리 시나리오 짜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을 둘러싼 수많은 설과 억측은 그가 노동절인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끝났다. 그의 건강이상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보도를 쏟아냈던 언론들의 보도 행태와 일부 전문가의 추측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실제로 이번 사태는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사회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이 남북관계, 더 나아가 한반도 문제와 지역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수임을 확인하는 중요 계기가 됐다.

그의 유고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교훈을 준 셈이다. 심각한 비만인 그의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은 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가 건강 문제로 언제든 쓰러질 수 있다는 사실은 과거보다 더욱 명확해졌다.


올해 36세인 김 위원장은 키가 170㎝에 불과하지만 폭식과 폭음으로 몸무게는 130~1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질량지수(BMI)는 약 45로, 초고도비만이 35부터라는 것을 고려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그뿐만 아니라 흡연과 가족력인 심혈관계통 질환도 그의 건강에는 부정적이다. 북한에서 김 위원장은 '살아있는 신(神)'으로 법 위에 위치한 최고지도자다. 이런 그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를 최고 정점으로 한 북한 사회의 시스템과 통제력이 무너질 수 있고, 권력투쟁 과정에서 우발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일반적 독재국가가 아니다. 북한에는 다량의 생화학무기와 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대량살상무기와 타격수단이 고루 갖춰져 있다. 그의 유고 상황에서 자칫 이런 위험천만한 무기들이 사용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이 펼쳐질 수 있다.
즉 김 위원장의 유고는 '핵무력'을 완성하기 전에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당시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건강이상설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단순히 해프닝으로 흘려보낼 사안은 아니다.
그의 유고가 불러올 수 있는 급변에 대한 사회 전반적 인식 공유가 이뤄진 만큼 이를 계기로 각계가 여러 가지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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