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두유노우] 갓갓부터 박사까지.. n번방 사건의 전말

이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5.09 08:50

수정 2020.05.11 08:39

n번방 창시자로 알려진 '갓갓', 2018년 하반기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텔레그램에서 벌어진 조직적 디지털 성범죄.. 가담자 최대 26만 명?
[사진=뉴시스화상]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n번방 사건은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 현재까지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의 메신저를 이용해 벌어진 조직적인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끔찍한 사건을 대체 누가 저질렀는지,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됐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가담자들이 있는지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 여성 협박해 촬영한 성착취물, 1번~8번 이름 붙은 'n번방'에 올라왔다

n번방은 지난 2018년 하반기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n번방의 창시자로 알려진 '갓갓'은 SNS에서 일탈 계정을 운영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해 경찰을 사칭하며 개인정보를 빼냈습니다.

이후 그는 신상을 이용해 피해 여성들을 협박, 성착취 영상을 찍게 했죠.

이렇게 만들어진 성착취물은 1번부터 8번까지 각각 다른 이름이 붙은 8개의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 공유됐습니다.

각각의 방에는 서로 다른 피해 여성들의 신상정보와 성착취물이 게시됐는데, 이 때문에 n번방으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갓갓은 2019년 2월 '켈리'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용자에게 자신의 방을 넘겨준 뒤 돌연 자취를 감춥니다.


갓갓에 이어 n번방을 운영하던 켈리 또한 2019년 9월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 News1 DB /사진=뉴스1
© News1 DB /사진=뉴스1

■ 박사방부터 지인능욕방까지.. 더 악랄하고 잔인해진 유사 'n번방'의 등장

n번방 이후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대화방들은 끊임없이 생겨났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사 n번방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이른바 '박사방'입니다.

박사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던 조주빈(24)은 SNS 등에서 고액 아르바이트를 빌미로 여성들을 유인해 신상정보를 빼낸 뒤 이를 이용해 성착취물을 찍게 했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노예'로 지칭하고 신체에 특정 낙인을 찍게 하는 등 가학적인 행각을 일삼았습니다.

조주빈은 이 성착취물을 암호화폐를 받고 팔아넘겼는데, 3단계로 나눠진 박사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20~150만 원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했다고 합니다.

박사방 외에도 '지인능욕방'과 '통로방' 등의 대화방이 만들어졌습니다.

지인능욕방은 지인의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 공유하는 곳이고, 통로방은 n번방이나 박사방에 들어가기 전 거치게 되는 대화방입니다.

통로방에서는 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 등이 공유될 뿐만 아니라 성희롱과 범죄 모의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 박사방 가담자 6만여 명.. 성착취물 공유 대화방 이용자는 최대 26만 명?

2019년 초부터 텔레그램에서 음란물과 불법 촬영물이 공유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엄청난 범죄를 세상에 제대로 알린 존재는 경찰도, 언론도 아닌 익명의 대학생들이었습니다.

대학생 2인으로 구성된 '추적단 불꽃'은 디지털 성범죄가 벌어지는 대화방에 잠입해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경찰과 언론 등에 제보했습니다.

2019년 7월, 추적단 불꽃의 제보를 받은 강원지방경찰청은 정식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한겨레의 기획보도와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을 계기로 사람들이 n번방 사건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입니다.


n번방과 박사방 등에서 제작·유포된 성착취물을 시청하고 공유한 가담자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박사방의 유료회원은 3만 명, 관련 영상을 유포하고 소지한 사람은 6만여 명으로 추정됩니다.

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대책위원회는 각종 성착취물 공유 대화방 60여 곳의 이용자가 최대 2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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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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